골목에서의 숨박꼭질이 그립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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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군주론으로 오랜 역사의 이 편, 지구의 저 먼 피렌체의

정치가지만 우리에겐 작가로, 철학가로, 아니면

명저의 저자로 더 알려져 있는 건 아닐지


사실 군주론을 보면 그 내용은

일반 군중이나 백성, 국민을 위함이 아닌

지배층을 위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부분이 많아

오랜 기간 비난도 받아왔고 악마의 책이라고도 불렸던

군주론


그가 몸담았던 피렌체 공화국이 무너지고

메디치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의 고난은 시작됐다

모진 고문과 투옥


그 뒤 당시 교황의 동생이자 친구의 도움으로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그는 자신에게 모진 고문과 모욕을 준

메디치 정부를 위한 헌정사를 올린다

그 내용들을 정리하여 담은 게 군주론


‘풍경화가는 높은 산등을 그리기 위해서는 낮은 골짜기로

낮은 들판을 그리기 위해서는 높은 산 위로 올라야 한다

그렇기에 백성을 이해하고 보기 위해서는 군주의 높은 위치에 올라야 하고

명군을 보기 위해서는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야만 하기에

자신에게 비극적인 시간을 준 군주, 전하께 감사를 전한다’


어찌 보면 참 비굴한

살기 위한 글이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정치인은 그 때 그 때

자신과 주변에 따라 거짓은 당연하게 할 수 있는 것이고

권력을 잡기 위한 약속은 이미 지난 시간에 한 말이기에

얼마든지 바뀐다 해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도


정치인은 목적 달성을 위한 약속을 할 수는 있지만

목적을 달성 후에는 그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것이라던

그의 말


살기 위한 비굴함이라 하기에는

그의 총명했던 젊은 날들이 아쉽다

총명함도 고문에 의해

삶의 본능에 의해 달라지게 되는것인가보다


하긴 지금 이 시절에도 그러한 본성하의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되곤 하니

단지 총명여부에는 의구심이 드는

타고난 생존본능적인 동물적 감각만 보이기만 할 뿐인

많은 이들


퇴근 후 아직은 하루의 남은 빛 하에 오른 산

시간이 지나며 어두워진다

평평한 마당바위에 오르니 어둡다

사람이 없다


어두운 산은 조용하고 사람이 없다 보니

홀가분하게 앉아 작은 해드렌턴 하나의 도움으로 책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렇게 어제는 오랜만에 군주론들 접해봤다

몇번째인지는 이젠 잊었다


어째서인지 갈수록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고 또 접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어릴 적, 숨바꼭질

그 때는 지금과는 그 모습이 다른

마을, 동네, 골목들이다 보니 숨을 곳이 많았었다

누군가는 골목 내 구멍가게 아이스크림통뒤에

누군가는 집 앞 쓰레기통속에

누군가는 물에 빠지면서 논두렁아래에

더 심한 친구는 그냥 집에 들어가 버리기도 했던


그 시절엔 생각들도 지금보다는 활

단순하고도

개인적이면서도 또 반대로 친구들과 나를

크게 다른 별개의 존재로 생각하지는 않았었던 듯


도시, 서울로 이사를 오기 전

내 고향 충남 공주에서의 그 길들이 그립다

그 때는 굳이 잘 보이고, 뭔가를 얻고 빼앗긴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적었었는데


당장의 통증이 아니기에

내일 내일 하며 미루던 치아가 말썽을 부리나 보다

오전의 대부분을 치과에서 보내고 나니

기운 때문일까?

감정 때문일까?

그냥 옛 시절이 자꾸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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