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인해 적어도 ...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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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시절

설을 맞아 담임선생님 댁에 인사를 갔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3학년이 되니 1년간 고생을 하라며

하시던 말씀


뭘 해도 좋고

직업이 뭐든 한 가지만 잊지 말라시던 말씀

너로 인해 늬가 속한 곳이 빛나지는 못해도

너로 인해 그 곳이 욕먹게 하는 사람은 되어 선 안 된다던


내 졸업하고 그 다음해에 정년퇴직을 하셨으니

연세도 적지 않으셨고

그 시간 동안 많은 제자들을 졸업시키고

졸업 뒤 그 모습을 보아오셨을 분의 말씀


갑자기 그 분이 생각이 난다

홍씨 성을 쓰셨고,

워낙 호랑이로 무섭기로 소문이 났었던

어느 학교에나 있곤 하던 바로 그 학생주임선생님 ^^

우린 다른 반 친구들에게 홍대감댁 머슴들이라고

불리곤 했었다


나로 인해 탁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

나로 인해 욕먹지는 말아야 한다는 말씀

나로 인해 손가락질 받는 조직이 되어 서는 안 된다던 말씀


어둠을 비추는 불빛, 등대가 되라는

가르침이 아닌 그런 말씀을 하신 이유는

왜였을까?


이제 나도 그 분의 그 때 나이에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그 의미를 알아가게 되는 듯싶다


등대, 불빛이라고들 서로 주장하고 말하는 속에서

실제 길을 밝혀주는 불빛들은 얼마나 될까?


막막한 어둠의 바다 위에서

암초위로 등대가 그 불빛을 비추어준다면

불빛을 처음 본 선원들의 반가움과 고마움은

좌초 후 아마도 거센 파도에 이미 항의할 입을 잃은 뒤가 될 듯


선생님의 말씀의 뜻을

나이가 들어가면서야 조금이나마 알아 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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