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추기라, 갱년기라 답하련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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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때를 생각하면 정말 내가 누군지

뭘 하고 있고 해야 하는지 몰랐었던 듯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선생님의 말이 법이라 생각했던 시절


20대

나름 대학교는 고등학교와는 달리

울타리 밖의 세상이 아니었던가 싶다

가난이 뭔지를 알았고

그게 불편한 게 아니라 부족하고

또 불공평하게 만든다는 것을


공부도 못했지만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가야만 했던 지방대

적응에 시간을 다 쏟았던 20대였던 듯


그 시절

내겐 책을 읽고, 사진을 찍고, 연극을 가까이하면서

그러한 친구들과 토론을 하면서

의대와는 먼 생활을 하면서 버텄던 듯


30대

그 때는 마치 10대처럼 나를 더 몰랐었던 듯

해야 한다는 강박감

버텨야 한다는 의무감

보여줘야 한다는

인정받아야 한다는 그 무언가에 쫓기기만 했던 시절


40대가 지나고 50대

이제 곧 60대가 될 난 누굴까를

그러고 보니 난 사춘기의 호사를 누려보지 못하고

쫓기 듯이 그 시절을 보낸 듯하다


그래서일까?

이 나이에 사추기가 심하게 오는 걸까?


친구는 술자리에서 내 푸념에

너 갱년기야 하며 웃지만

난 곁으로는 웃어도 돌아오는 길엔

가슴속 한 켠이 자꾸만 비어간다


두통의 하루

어젯밤부터 심해진 두통으로 잠을 못 이뤄서일까?


출근길

청계산 자락에 차를 세우고 20-30분간 하늘만 바라보았다

진료실에 앉아

하늘을 꿈꾼다

두둥실 날아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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