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Quit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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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의대의 버거움을 버티게 해 준 것

몇 가지 중 참 유치하기만 했던

금서들을 몰래 보던 이상한 쾌감도 한 부분 차지하지 않았었을까 싶다

때로는 필사로, 때로는 복사로 돌려 읽고

서로 논쟁을 술안주로 쓴소주들이키던 시절


새벽이면 어제 하루 내내 쏟아 부은 최루탄가스들이 가라앉으면서

상큼한 새벽공기대신 매운 공기 속에 나서곤 했던 도서관

세상이 바꼈다해서 무언가 달라질 거라는 희망들을

가졌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달라진 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 시절 그리도 목쉬게 외쳐대던 자들의

지금 모습을 보면 저 사람이 이 사람인가 싶어지는


내 못남이겠지만


힘들 때

무언가를 정해야 할 때

버텨야 할 때면 몇몇 싯귀들을 외우고는 했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이러 저러하게 갈등과 이해 어려운 짐을 지우는 하루에

에드가 a 게스트의 don’t quit을 다시 한 번 외워본다


‘When things go wrong, as they sometimes will,

일들이 잘 안 풀릴 때, 그리고 가끔 그럴 거야

When the road you're trudging seems all uphill,

당신이 터벅터벅 걷고 있는 길이 오르막길만 있는 것처럼 보일 때,

When the funds are low but the debts are high,

돈은 적지만 빚은 많을 때,

And you want to smile but you have to sigh,

당신은 웃고 싶지만 한숨 쉬어야만 할 때,

When care is pressing you down a bit...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서 당신을 짓누를 때,

Rest if you must, but don't you quit!

휴식이 필요하다면 쉬어라. 하지만 관두지 말아라!


……….


Don't give up though the pace seems slow...

속도가 느릴 지 몰라도 포기하지 마

You may succeed with another blow.

넌 새로운 한 방으로 성공할 지 몰라.

…….’


제주도를 자전거로 3번 일주를 했었다

혼자 두 번의 일주는 쉬고 싶을 때 쉬고

거리에서 만난 인연들도 좋았었는데

짐도 나 하나면 됐었기에 좀 더 쉬웠던 듯


아들과 함께 했던 한 번은

템포를 맞추어주고

짐도 2인분, 나눴다 해도 그 때만해도 고등학생이었던

아들이었으니 2/3이상은 내 자전거와 배낭에 담겨야 했던 시절

날씨도 삼복더위 속 아스팔트의 열기에

자전거 타이어에서 냄새가 올라오던 길 위의 라이딩


맘이든 몸이든

고됨에 괜스레 더 침잠하지 말자


Don’t Quit

어제를 잊고 오늘은 이 시를 다시 외우며

하루를 시작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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