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없이 떠도는 생활이 마음에 드나요?
네, 그렇습니다.
전 필요한건 전부 가졌어요
숨 쉴 공기와 그림 그릴 종이도 있고
더욱 행복한 것은 하루하루가 예측 불가능하다는 거
누굴 만날지도, 어딜 갈지도 모른다는 거죠
어젯밤에는 선교 밑에서 자고 있는데
지금은 세계 최고의 배에서. 여러분과 샴페인을 들고 있잖아요?
인생은 축복이니 낭비하면 안되죠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법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대처하는 법을 배워요
순간을 소중히 해야죠'
자유로운 영혼의 떠돌이 화가 잭 도슨역의 디카프리오가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의 만찬장에서 부자들속에 앉아 나누던 대화의 일부다
그의 말이 이 처럼 와 닫는 요즘의 내 정서는 어떠한 것일까?
정처없이 떠도는 생활
그 속에 어쩌면 사실 모든 필요한게 다 담겨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루 하루를 묶여 살아만 와야했던 시간들, 사실 채우려는 마음보다는 버티며 챙겨야할 것들, 내 책임을 져야할 것들에 대한 내게 주어진 숙제를 해 오던 것들도 돌아보면 공허롭기도 하다
언젠가 거리에서 만난 목판화가
달구어진 인두로 그림을 그리던 모습
평범하고, 어쩌면 길거리에 뒹굴며 지나는 이의 발아래 쪼개지고 부서져 버렸을 목판은 그에 의해 밑그림도 없이 하나 하나 생명을 얻어간다. 저 분의 머리속에 담긴 밑그림이 손을 통해 저 목판으로 옮겨지는 모습...
숨 쉴공기와 그림 그릴 종이가 있으니 전부 가졌다던 도슨의 말
언젠가 친구와 바에서 둘이 한 잔하다, 바위에 있던 네프킨에 친구가 그림을 그린다
원래 그림에 재능을 가졌던 친구지만, 주변의 작은 것에 무언가를 쓱쓱 표현하는 그 모습을 지켜봄이 참 아름다웠었는대...
그래 오늘은 축복이니 낭비하면 안되겠지
오늘은 내 살아가는 가장 젊은 날이 아닌, 내 살아갈 수 있는 가장 마지막날이라 생각하며 살고자 했던걸 벌써 잊었나보다. 내일의 아침이 내게 주어지는건 또 하나 더 채울 수 있는 여백의 선물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