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by 고시환
P1060758.jpg
KakaoTalk_20191229_141447071.jpg

2019년 마지막 출근길

영화 겨울왕국의 OST를 들으며 출근을 했다

왜?

그냥....

처음엔 리스트의 곡들이 블루투스를 통해 차의 시동을 걸자 나오는 걸 보니 아마도 어제 밤 리스트의 곡을 들으며 잠에 들었던 듯 싶다. 어젯밤의 일이건만 기억이 이렇듯 저 먼 곳의 이야기인 듯한게 신기하기도 하다.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이상 온전한 휴식은 불가능하다'

황여정의 알제리의 유령들을 어제 마져 읽으며 잠들었다. 그 중 한 문장을 생각해보면 지난 시간을 굳이 기억하지 못함에 대해 오히려 감사를 해야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싶어진다. 옛 일들은 그 시간의 순서에 무관하게 불현듯이 다가오지만, 가까운 일들에 대해서는 기억들이 오히려 멀어지거나, 오래전의 일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

사실, 시간속의 이야기, 기억들이란 나를 기준으로 사실과 거짓들이 뒤 범벅이 되어져 있고, 실제 있었던 일들이나 말도 있지만 때로는 내 감정속에 편집되어진 기억과 말들의 거짓이 실제의 진실인양 자리잡고 있기도 할지 모른다. 때론, 내 보고 겪은 일들이지만 그게 사실일지 또는 그 자체가 거짓이거나 왜곡된 것들일지도 모르고, 특히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내게 했던 행동이나 말들이 사실일수도 있고, 또 그 떄 그 상황에 따른 행동과 말일 수도 있기에 굳이 시간이 휙 지난 뒤에 이를 기억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부질없는 것임을 알아간다.

말 그대로 '그냥' 살아가면 되는거다

오늘은 그냥 오늘대로, 의미와 이유를 부여할 것없이 감정에는 설명이 필요없는 부분들이 더 많으니까, 오히려 이를 설명하면서 그 이유에 맞는 삶을 살아오려했기에 더 지쳐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난, 내 삶은 내 행동에 대해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고 그 이유를 물으면 대답할 준비속에서 지내왔기에 필요이상으로 지침을 나 스스로에게 내가 주어온 시간들이었었다. 이젠 그런 것에서 다 벗어나련다. 그냥 맘이 시켜서, 이유없어라고 누군가 물으면 답하면서 그냥 가련다. 진료실에서 내 앞에 계신분들의 증상과 질병에 대해 설명하던 것만으로도 내 삶속에선 이성적인게 충분하다. 내 삶은 감성적이고, 그냥 그 때 이유없이 하고픈 것들을 하면서 흘러가고자 한다.

거창하게 포장하면, 2019년의 마감과 그 뒤의 시간의 또 다른 시작이라 해야하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장 힘든것, 가장 쉬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