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그 시절이 행복했음을 알겠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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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국민학교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내 기억 속의 특활반은 모두가 다 문예반활동이었다


친구들과의 사귐에 익숙하지 못했던

내게 나이차이가 많았던 사촌 형들의 책들

나는 그 속에서 꿈을 꾸곤 했었다


현실이라는 무대는 누군가가 쓴 커다란 무대 위

그 무대 위의 나는 지금은 한 역을 맞은 배우의 한 사람


고등학교에 들어가 연극반활동을 하면서

세편의 극을 썼었다

그 중 운이 좋게도 첫 작이 서울시 고등학생들의 연극대회에서

3등안의 상도 받았던 극의 내용은

하나의 나무

같은 뿌리를 가진 나무지만 다양한 꽃과 열매가 열린다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잘 익어가는 열매, 익은 열매

벌레 먹고, 썩어가고, 떨어지는 열매


나무는 잘 익은 열매만을 본인의 가지에 담고 있으려 할까?

썩고, 벌레 먹은 열매가 달린 가지를 나무는 싫어하고 있을까?

자기 주변에 익기도 전에 떨어져 내린 열매들을

나무는 어찌 받아 들이고 있을까?


그냥 그런 내용의 극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극을 펼칠 때는

행복했었던 듯하다


지금의 난

어떤 열매일까?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잘 모르겠기에

지금의 나를 갈수록 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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