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는 한 사람만이라도 있었다면
세상에 누군가 단 한 사람만이라도 진정 존중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내 삶에 날 편하게 이용대상이 아닌 한 사람으로 봐주는 이가 있었다면
내 단 그 간 날 대해온 사람의 본심이
내게 말해지는, 보여지는 게 아닌 것을 깨 달 수 있었다면……’
어느 연쇄살해범
사형수의 독백
그 살인범은 누군가가 아닌 자신을 죽였다
대학시절 함께 했었던 한 팀들과 공동으로 쓰고 연출했었던 연극
대본 중 기억에 남는 문장의 하나지만
너무 오래되 원문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비슷했던 문장을 썼었던 듯싶다
눈이 오는 아침, 하루의 시작
비도 좋고
눈도 좋다
세상을 씻어주고 덮어주고
인생, 세상 속 실제 하는 것들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당장 보이지 않게 덮어주기라도 하는 비와 눈이 좋다
술 한잔으로 내 안에 비도 내리고 눈도 내려준다
사랑이란 단어로 눈과 마음을 가리면서 준 상처들을
술잔 속 술로 씻고 덮으면서 잊으려 한다
비롯 술 뒤의 쓰린 속은 또 내 몫이 되지만
그래도 뭐 어쩌랴
술 한잔으로라도 세상이 안겨 떠나지 않으려는 내 몸 안의
기생충들을 달랠 수 밖에
삶이란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그런건가보다
그냥 씻고 덮고
그렇게 오늘도 술 한잔하련다
세상 속 사랑이란 단어는 돈과 같은 의미인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또 한 잔
내 속에 넣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