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점이었나보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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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된 습관

어딜 가면 아내가 구박을 한다

그 무거운 카메라 꼭 들고 다녀야 하냐고

가방도 짐도 가볍게 다니자고

어딜 가든 손에 카메라가 없으면 허전하던 날들

카페에 앉으면 책을 손에 들거나

글을 끼적이고, 못 그리는 그림을 그려보는 시간들


‘마음은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잘 아는 것 같은데, 손이 마음처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

화가 모리스의 말이다


대단한 글

보여줄 만한 사진이나 그림도 아니건만

한 동안 쓰고 그리게 되지를 않는다


믿었던 지인에 잠시 의지하려 했지만

그 믿음도 내 맘 같지 않았었나 보다

내가 속해있다 여겼던 곳이 시간이 지나보니

그 곳에 내 자리가 없었던 듯도 싶다


결승점이라는 게 있을까?

저 선을 넘으면 더 안 뛰어도 돼

그런 한 곳이 정해져 있다면 어쩌면 지금 나를 잊고 뛸지도

하지만, 그 끝이 끝이 아님을 알게 되면

더 뛸 힘을 어디서 얻어야하는걸까?


이제서야 철이 들어가는 건지

결승점은 누군가가 그어 놓은 선일 뿐

없다는 것을


저기까지 가면 끝이 아니라

저기서부터 다시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오늘 난 그 자리에 서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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