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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지인 Jul 19. 2021

서른 즈음에

나의 29살,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원래는 상반기 회고를 쓸 생각이 없었다. 월마다 회고를 하고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상반기/하반기 회고를 하는 것에 딱히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전 6월 회고를 마치면서 1월 회고를 다시금 보게 되었는데 최근이라고 생각했던 1월이 까마득한 옛날로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외부 상황이 변하기도 했고, 그만큼 상당한 내적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변화가 있었던 2021년의 상반기를 돌아보면서 정리하고, 다음의 하반기를 준비하고자 한다. 사실 상반기 회고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 상반기의 주목할만한 키워드를 몇 개 갖고 와 봤다.



노션으로 작성한 나의 월별 회고와 키워드들







keyword 01

어느 정도 계획적인 나

주목해야 하는 건 어느 정도(...)라는 것이다.


노션으로 일상을 계획하고 정리한 지 어연 반년 정도가 되었다.

계획적이지 않은 삶을 살다가 갑자기 계획적으로 살려고 하니 2021년 초반엔 상당히 절망하기도 했다.

왜냐, 모든 계획은 지켜지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이렇게나 안 지켜질 줄이야?



이상과 현실의 차이



절망과 희망을 엿볼 수 있는 1월의 회고를 긁어와 본다.


2021년 1월의 회고. 1월의 회고를 2월이 다 지난 2월 25일 날 쓰게 됐다. 계획했던 대로라면 1월 마지막 날에 썼어야 하지만, 나의 무산된 1월의 계획을 보는 것이 무서워 미루고 미뤘었다. 나의 지난날을 반추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뭐 그렇게 좌절감이 들지는 않는 것 같다. 왜일까. 옛날에 미술학원 다닐 때가 떠오른다. 첫 스케치의 한 획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는 금세 스케치북을 뜯어버리곤 했다. 뜯어버리니 스케치북은 마치 새것 같았고 내 실수는 없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계속 나의 획들을 뜯어 버리다 보니까 스케치북은 더 이상 스케치북이 아니었다. 고작 몇 장을 엮는데 그렇게 큰 스프링은 필요하지 않았을 텐데, 스프링만 앙상하게 남아 버린 것이다.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내가 실수라 여겼던 한 획들은 도약을 위한 시도 들이었을 텐데, 그래서 내가 그 시도들을 무시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림을 그렸었더라면 완벽하진 않아도 다음에는 더 나은 시도들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좀 아쉬울 따름이다. 이번 연도의 계획도 그런 것 같다. 물론 시간이 있었음에도 미룬 것은 계획의 입장에서는 좋지는 않지만 뭐, 나쁠 게 있겠는가? 나 이렇게 계획 세우면서 사는 것 자체가 처음인데. 2021년의 첫 장을 뜯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더 나은 시도를 위해서


7월이 된 지금의 나는 어떨까, 계획을 잘 지키고 있을까?


답은 No다. 이전에 세웠던 계획들이 지금 와서는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아서 어느 정도 무산된 것도 있을뿐더러 새로운 계획들이 중간에 추가되어서 무기한 미뤄진 것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못 지킨 계획이 많다.

물론 게을러서 못 지킨 계획도 많겠지?


초반에는 지켜지지 않는 계획에 스트레스받기도 했다. 이럴 거면 뭐하러 계획을 세웠는지!

하지만 점차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계획을 지키지 않는 내가 익숙해지기도 했고 계획은 유동적이어야 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계획을 세우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계획을 지켜야 하는 이유, 하루라도 더 빨리 내가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전의 내가 설정한 계획보다 더 나은 계획과 방법을 찾았다면, 그리고 그 방법으로 내가 더 빨리 행복해지고 나은 사람이 되었다면 이전의 계획을 굳이 지켜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로써 나는 계획을 지키진 못해도 어느 정도 계획적인 사람(?)이 된 것이다. 난 이 상태에 몹시 흡족해하는 중인데, 왜냐면 계획에 있어 노선을 쉽게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은, 현재 나의 위치와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참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비교적 수월해진 느낌이다. 어느 정도 자기 객관화가 이뤄졌다고나 할까, 이것도 계획을 세우고 나서부터 가능해진 일이다.





keyword 02

또, 넥스터즈

*넥스터즈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연합하여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IT 동아리다. 나는 2019년 여름에 15기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했고 16기, 18기 지금 현재 19기까지 활동 중이다. 마성의 매력... 살짝 지겨워..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나는 넥스터즈 18기에서 팀 '풀 스택'의 PM 및 디자이너로서 활동했다.

물론 지금도 하는 중이다.. 아직 론칭을 못했기 때문에....

2020년 초, 넥스터즈 16기 PM을 하면서 PM으로서 아쉬운 점을 발견했기도 하고, 더 잘하고 싶어서 또 PM을 하게 되었는데.. 여전히 난 부족한 게 많다. 할 말이 많지만, 18기 활동에 대한 얘기는 여기서 말고 나중에 따로 글을 작성하려고 한다! 곧 작성해서 붙여놓길 바란다. (할 일 +1)

21.7.28 경으로 레이블러리 비핸스를 완료해서 업로드 했다.


어쨌든 18기 활동에서 꽤 많은 인사이트를 얻은 나는 넥스터즈 19기의 운영진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CDO(Chief Design Officer)라는 자리인데 넥스터즈 19기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동아리긴 하지만 19기 내의 브랜딩도 책임져야 하고 디자이너 리크루팅도 진행하고 그렇게 뽑은 해당 기수의 디자이너들을 관리하는 역할이기도 해서 꽤나 바쁜 자리다. 이전에 15기 활동을 하고 나서 16기 CDO 자리를 제안받았었는데 당시에는 디자이너로서 많은 자신이 없기도 했고 '내가 감히..?'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절했었더랬다.


여하튼 18기가 끝나고 무슨 바람이 분 건지 모르겠는데 해낼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차기 19기 CEO가 된, 18기 우리 팀 천재 개발자에게 '나 CDO 할래'라고 질러버렸다. '힘들겠지?'라는 생각이 들어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일단 하고 본다.



역시나 힘들었고, 하지만 그만큼 놓치면 아쉬울 만한 경험을 얻었다. 물론 지금도 진행 중이고.


넥스터즈 19기는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진행이 되기 때문에 4월부터 6월까지는 준비기간이었다.

나는 그 사이에 넥스터즈 19기 브랜딩과 리크루팅 준비를 했다.

브랜딩도 Behance로 작업할 예정인데 곧 이곳에도 링크를 달 수 있기를 바란다.(할 일 +1)


21.9.26 경으로 브랜딩 비핸스를 완료했다!


19기 리쿠르팅은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이어졌는데, 1차 서류, 2차 면접으로 이뤄졌다.

디자이너는 총 서류까지 105명이 지원했고, 서류는 24명이 합격됐다. 디자이너라서 어쩔 수 없는 걸까, 마지막 날이 되고서야 105명의 80%가 지원했다. 서류 합격 발표날까지 5일 정도 남았기 때문에 여유로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자소서부터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보기에는 5일은 너무 부족했다. 5일 내내 회사 끝나고 집에 와 서류만 검토했다.


집에 와서도 출근한 기분이랄까.



디자이너도 이런데, 개발자는 오죽했을까. 개발자는 무려 327명이 지원했다.....(짧은 시간 내에 개발자 서류를 검토하고 각각의 장점을 잘 기록했던 우리 COO, CTO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결국 좋은 사람들로 구성된 19기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었던 서류 합격 발표가 끝났다. 쉴 틈이 있나, 이어서 면접을 준비했다.


우리는 지원자 24명의 자소서와 포트폴리오를 더 꼼꼼히 보고 그에 맞는 질문들을 준비했다. 24명 중 8명을 뽑아야 했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나 혼자 할 수 없는 노릇이라 이전 기수의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면접은 토, 일 이틀 내내 이뤄졌다. 우리는 공간을 빌려서 그곳에서 비대면 면접을 진행했다.

나는 비대면 면접 자체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인데... 하물며 면접자도 아니고 면접관이라니,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던 시간이었다.


리크루팅이 끝나니 19기 넥스터즈 시작하는 달, 7월이 되었다.

운영진 활동을 꽤 오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시작이었던 거다. 지금도 즐겁게 활동하고 있는데, 넥스터즈 19기 활동에 대한 회고는 아마 하반기 회고에서 확인이 가능할 듯하다.




keyword 03

난 날 믿어!


상반기에는 주로 온전한 나의 모습을 만드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7월의 나의 모습은 반년 전보다 꽤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난 지금 혼자 오롯이 행복하고 일상이 가득 찬 느낌을 받는다 더 놀라운 점은 나 자신을 믿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니, 그게 그리 놀랄 일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엄청난 수확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내가 스스로 세운 천장에 정수리가 닫기 일쑤(난 못하겠지 같은) 였는데 지금은 뭐든지 자신이 붙기 때문이다. 너무 뭐든지 다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해서 살~짝 근거가 부족한 것 같지만 자신은 있는 상태랄까...  내 사전에 '하면 된다.'라는 게 생길 줄이야!


안될게 뭐 있어?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됐는지 사실 잘 모르겠어서 지난 일기를 살펴봤다. 그런데도 잘 모르겠다(...)

뚜렷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 마음을 계속 다잡는 연습을 계속해서 그런 걸까?


과거의 내가 기특한  회고를 가져와 본다. 상황에 따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나를 다잡는 나의 글이다. 이 이후로 좀 더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진 것 같다. 이제 나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오늘 또 생각했어. 가끔 이 행복이 오래갈 거라고 착각을 하곤 해. 왜 연애할 때도 그렇고 말이야. 그래서 늘 이 순간을 더욱더 행복하게 누리려고 해. 근데 우울하다가 행복해지니까 우울 또한 착각이었구나 싶어. 뭐든지 그 상태가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더 큰 좌절과 실망을 낳는 것 같아. 가장 좋은 건 이 순간은 순간일 뿐임을 기억하는 거. 상태와 상태가 주는 감정은 영속적이지 않는다는 거.  내 상황과 상태에서 오는 나의 극단적인 감정? (행복, 슬픔 등)을 한 번쯤은 의심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 내 한순간의 상황과 상태에서 오는 마음과 감정에 속으면 (그리고 그건 끝이 있는 것들이니까) 언젠가 극단적인 행복이나 극단적인 불행에 빠질 테니까.



다음은 근거 없는 긍정의 회고를 가져왔다.

6월은 꽤나 긍정적인 달이었다. 바쁘고, 슬픈 일을 맞이하고, 꽤나 비참하고 입안이 텁텁했지만 왠지 모르게 긍정적이었다. 웬만하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 긍정적이다. 잘 될 거 같다. 왠지 잘 될 거 같다. 그랬으면 좋겠고. 이런 바이브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변한다. 가능성을 믿기까지가 정말.... 오래 걸리는 것이다. 내가 나라서 난 행복해. 지금 온전히 홀로 행복한데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누구 때문도 아니고 기분 좋은 날씨와 장소 때문도 아니고 지금 홀로 기름 낀 얼굴을 하고 있는 지인이 상태에서.. 행복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건.. 얼마나 오랜만일까?


바쁘고 슬프고 비참했고 얼굴에 기름이 꼈던 나였지만

긍정적이었던 6월!(ㅋㅋㅋ) 결과적으로 내가 행복했으니 됐다 하하.





keyword 04

여행, 여행, 여행!


3월에는 군산으로 여행을 다녀오고

4월에는 경주로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는 혼자 여행을 참 잘 다녔었는데 이번에는 운이 좋게도 혼자만의 여행은 아니었다. 이제 혼자 하는 여행은 못할 듯싶다. 가끔 생각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말이다.

여행기는 추후에 작성될 여행 포스터기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할 일 +2)


짤막하게 적었던 군산 여행기록의 일부를 가져와본다.

혼자 군산의 거리를 쏘다녔다. 골목을 다니면 다닐수록 자꾸 과거의 여행들이 떠올랐다. 경주의 거리, 담양의 거리 등 비슷한 소도시의 골목 모습들이 오버랩됐다. 서울의 골목은 시간이 느껴지지 않는다. 빠른 시간 내에 많은 것들이 바뀐다. 그러다 보면 골목을 메꾼 상가들은 거진 비슷한 또래의 나이다. 하지만 소도시의 골목에서는 많은 것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바뀐다. 갓 태어나 풋풋한 상가서부터 아직까지 열심히 생을 쌓아가는 때 묻은 상가 그리고 아무도 찾지 않아 시간이 멈춰버린 상가까지 그 좁고
기다란 골목을 걷다 보면 시간의 흐름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경주 여행 기록의 일부다.

우린 볕 드는 곳에 앉아 출사 온 것처럼 사진을 찍어댔다. 사실 눈이 제일 좋은 렌즈라, 그냥 보기에도 좋았을 테지만 출력은 내 기억 속에만 이루어지는 것이라 아쉬운 대로 계속 찍기만 했다. 불국사를 가는 길, 버스를 마냥 기다리다가 스쿠터를 빌려 타기로 했다. 스쿠터를 타보는 건 처음이라 긴장했지만, 이슬이를 믿고 달렸다.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소름 끼치게 좋았다. 햇빛이 바람에 부서지고 내 뒤로 날아갔다. 이래서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는구나 공감했다. 나도 나중에 스쿠터 타고 다녀야지 결심했다. 불국사에서는 아직 덜 핀 겹벚꽃들을 보며 감탄과 아쉬움을 반복했다. 더 폈더라면 더 아름다웠을 텐데. 하지만 그 와중 열심히 핀 몇 송이들이 있었다. 조금 이를진 몰라도 내게는 제 때 개화한 것이다. 잘 찾아와서 다행이다.



keyword 05

이사


상반기에는 집도 이사를 하고, 회사도 이사를 했다.

집에서의 이사는 내가 독립할 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난 이번에도 독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왕 된 거, 좀 집에 오래 눌러붙어있으면서 돈 좀 아껴볼까 한다.

그러면서 왜 방은 제일 작은 걸로 선택했는지.. 그건 언제라도 나갈 준비를 하기 때문일까?


좁은 방이다 보니, 인테리어가 어려웠다. 짐은 최대한으로 줄여야 했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다.

그래서 4월 내내 오늘의 집 앱을 사용하며 인테리어 제품들을 많이 구매했다.

그리고 정말 맘에 쏙 드는 내 방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타공판으로 책상과 침대영역을 분리하고 타공판에 필요한것들을 이것저것 붙였다. 심지어 아이패드 까지도..



회사도 이사를 했다. 원래 있던 건물의 맞은편이긴 하지만... 회사 규모가 좀 커지고 사람도 늘어나면서 더 넓은 곳으로 이사했다. 아직 정리 중이긴 하지만...





그 외 있었던 일들


01


퀴즈 톡 iF 본상 수상!


작년에 제출했던 iF 디자인 어워드가 길고 길었던 심사기간이 끝나고 본상 결과가 나왔다.

정말 탈거라고 생각 못했지만 수상을 했다(...) 원래대로라면, 독일로 가서 파티를 즐겼었을 테지만 코로나 때문에 파티는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에 iF 측에서 축하파티를 하라며 콘페티를 보내줬다 (...)


감사합니다.....




02

ENFJ가 되었다.


찐 ENFP 였던 내가 상반기 어느 정도 계획적인 삶을 살다 보니 ENFJ가 되었다.

일시적인 게 아닐까 생각이 들면서도, 과거의 ENFP였던 내가 했던 짓을 지금의 내가 돌이켜보면 화가 나는 걸 보니 난 J가 된 게 틀림없는 거 같다. 이제 내게 계획 없이 그냥 걷는다라는 선택지는 없어졌다. (계획 없이 그냥 걷는다고 해도, 계획이 있어야 한다. '앞에 두 블록 지나서 좌회전을 하자' 같은..)


그리고 무작정 사전조사 없이, 변수 고려 없이 기획하는 걸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요즘엔 회사에서나 동아리에서나 난 이런 역할을 맡고 있다.


'a가 되는 게 확실해? a가 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해서 b를 하기 위한 준비 b-1, b-2를 미리 해놔야 하지 않을까? a가 되는지 안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서야 준비하면 늦는 게 아닐까? a가 된다고 하더라도 a의 상황에서 a-1, a-2 같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 거기에 따른 대책도 필요할 것 같아. c라는 변수도 있을 수 있으니 미리 생각해두는 게 좋을 듯?'


어떻게 보면 나 편하자고 걱정을 사서 하는 편인 것 같기도 해.


사실 걱정한 만큼 일을 벌어지지도 않고 너무 세밀한걸 신경 쓰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중요도에 따른 우선순위에 맞게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





03

코인 엄청 물렸다

말을 않기로 한다. 다행히도 내 시드는 0원이다. 회사 코인을 약 12만 원 정도 받았었는데

100만 원 정도 불리고 -60% 물린 거라서 손해를 봤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득이라는 것.

그리고... 팔기 전까지는 손해가 절대 아니다.






04

종합소득세 환급금 약 100만 원

난 25살부터 외주 작업을 해왔었는데도 불구하고 외주 용역들은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는 걸 몰랐다.

이번에 삼 쩜 삼이라는 서비스를 알게 되면서 혹시 환급금을 받을 수 있을까~? 조회를 해봤는데 이게 웬걸,

정말 받을 돈이 많았던 것. 무사히 종합소득신고를 마치고 환급금을 받는 중이다. 과거의 환급금들도 껴있어서 그런가 한꺼번에 들어오진 않지만 그래도 묵은 돈을 찾은 기분이라 기분이 좋다! 물론 주식에 바로 넣었다. 난 코인을 통해서 배운 게 전혀 없는 모양.






상반기 회고를 마치며


2021년 상반기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없었다.

객관적으로 나열해보면 정말 많은 일들을 치고 지낸 것 같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여기는 거 보면

더 많은걸 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그리고 정말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외부적으로만 도는감이 없잖아 있는 거 같다. 하반기에는 지금 벌린 일들을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할 예정이다. 상반기에 자신감을 얻고 발판을 마련해뒀으니 하반기 또한 잘 해내리라고 생각이 든다.


반성해야 하는 점

일기를 매일 쓰지 않는 점

가계부를 매일 쓰지 않는 점 (지금 한 달째 밀려있는 상황이다.)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보는 점 (우왁굳, 물어보살, 연 참시 등) 사실 유일하게 스트레스 풀 데가 유튜브이긴 한데 좀 더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는 것이 좋겠다. 너무 말초적인 쾌락만 찾아 버릇하면 안 된다.

출근길을 의미 있게 보내자.


계속해도 좋은 점

매일매일 계획을 하고, 퇴근하고 나서 바로 책상에 앉기

한순간의 감정에 흔들리려고 하지 않기

말을 아끼기

외로움을 바로 해소할 수 있는 것들을 찾지 않기


시도하면 좋을 점

개발 공부 (하루에 한 장)

디자인 및 업무에 관련한 글 쓰기



그럼 이만, 회고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자!

(그리고 난... 상반기 회고를 쓰며 할 일이 4개가 추가되었다.)


하반기 때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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