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누구와 최초로 먹었느냐가 중요하다
쌀국수는 네가 처음이었다 네가 나를 식당에 데려갔지
가격도 적당하고 먹는 방법도 어렵지 않고 양도 많으며 입맛에도 맞아서
네가 더 좋아졌었다
이젠 네가 좋은 데는 쌀국수가 필요없다
다른 매개가 없어도 그렇게 우리는 같은 궤도에 올라
쌀국수가 아니라도 취향의 합을 맞춰
날씨와 기분에 따라 같이 음식을 고를 수 있게 되었지
하지만 여전히 어쩌다 쌀국수를 앞에 두고 그릇을 감싸쥐면
무심한 듯 양파하고 레몬즙을 넣어라 하던 따뜻함과
이 집은 향이 더 동남아스러워, 고기가 더 부드러워 하던 사소함,
같이 오면 좋았을 걸 하는 미안함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