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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달래 Dec 03. 2023

Santa Claus, can you hear me?

산타클로스의 기적


막내딸 나무야!



FM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캐럴송을 들으니 멀리 나가 있는 네 생각이 나는구나.

너를 낳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여 년이 지났고 심장병을 안고 나와서 유아시절을 맘고생하며 보낸 게 가슴이 아프구나.

너는 지금 먼 나라에 가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서 1년에 한두 번밖에 못 만나지만 엄마는 네가 잘 커줘서 너무 대견하구나.

이제까지의 30번의 크리스마스와 엄마 생일은 늘 함께였으니 미안해하지 말고 유럽의 성탄을 잘 보내고 24년 새해에 보자. 그동안 우리 가족은 이맘때 즈음 여행을 가거나 늘 함께  같이 시간을 보냈잖아. 

태어나면서부터 선천적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나 어린 시절을 맘 졸이며 살았던 엄마를 지켜봐야 했고 너도 1년에 한 번씩 심장검사를 받느라 마취하고 어린 나이에 고생 많았지.

다행히 10년 무렵 너의 심장구멍이 닫혀 우리는 너무 기뻤지. 커가면서 잔병치레를 안 하고 감기도 잘 안 걸려서 스스로 잘 버텨내고 있구나 하며 감사했다.

너의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어쩌면 새끼손가락 짧은 거랑 발가락, 종아리길이 알 박힌 것까지 엄마랑 똑같이 생겼는지 씨는 못 속인다는 생각을 하며 웃음 짓기도 했다.





엄마가 너를 낳고 심장병이라는 걸 알았을 때 하나님께 서원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저 아이를 불쌍히 여기셔서 심장을 치료해 주소서, 그러면 제가 교회 열심히 다니고 순종하겠습니다."

라고 진심으로 매달리며 기도를 올렸다.

그 기도를 주님께서 들어주셔서 너는 10년 만에 완쾌가 되었고 어느새 직장인이 되어 엄마를 생각해 주는 딸이 되었다. 그런데 나는 이제까지 두 딸아이 키우고 직장을 다니느라 내가 서원했던 주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

살면서 어려운 고비도 있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이 나를 깨우치게 하시고 부르시나'보다 하면서도 교회에 나가지지가 않았고 나이 50이 넘도록 감사함을 깨닫지 못했다.

이제 너희를 내게 보내주신 그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하나님은  내가 젤 힘들 때 세상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를  찾아오셔서 보듬어주셨어. 하나님은 평안을 주시고 극복하는 힘을 주셨고 너도 언니도 옆에서 큰 힘이 되어주어 고맙고 많은 위로가 되었다.

어떤 마음에선지 성경 필사를 시작해서 5개월에 마치고 그러면서 주님과 더 가까이 한걸음 다가갔고

이제는 성경을 읽으며 기도하고 있지. 내게 고난을 주시는 주님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더 의지하는 마음을 갖게 해 주심에 더욱 감사했지.






세상과의 벽을 쌓고 온종일 거의 성경만 보는 내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우리 엄마 사이비종교에 빠진 건가? , 엄마 그런 거 믿으면 안 돼요~그러면 엄마를 빼내줄 수가 없어!

이제 여행도 다니고 엄마가 좋아하는 글도 쓰고 하시지!?"

"엄마는 사이비 젤 싫어한다~그저 우리 하나님을 알고 싶어 읽는 거야. 때가 되면 그럴 날이 오겠지 "

하며 딸과의 소통도 귀찮았는데 성경을 읽으며 마음의 평안을 주시는 덕분에 이제는 딸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엄마는  언니에게 상처가 됐던 어린 시절 이야기들을 글을 쓰면서 알고 언니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했고 덕분에 언니도 조금씩 치유가 되어가고 있어 이제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언니는 브런치스토리라는 글 쓰는 장을 내게 펼쳐주며 세상밖으로 나오라고하고 나무는 글에 어을리는 사진이랑 직접 그린 삽화를 골라주고 관리를 도와주니 두 딸들이 내겐 큰 힘이 되는구나.고맙다.



나무야,

아직 종교관이 확실하지 않은 너에게 내가 강요하지는 않겠다. 넌 과학적이라고 하며 진화론을 믿고 나는 그게 더 비과학적이 아니냐고 의견충돌이 늘 있지만 하지만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내가 늦게 돌아온 것처럼 너도 나의 기도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너의 심장구멍을 막아 치료를 해주신 것도 하나님이고 너를 세상에 보내주신 것도 주님이라는 걸 믿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엄마는 네가 하나님이 계심을 믿고 전에 잠깐이나마 교회 다니며 믿었던 예수님을 믿었으면 좋겠다.




참 엊그제 선인장으로 만든 카드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렸다고 문자가 왔을 때 맘속으로 객지에서 불편해서 어쩌지 하며 기도를 했는데 너도 나름 산타할아버지한테 기도를 했다며?

신고하러 가면서

"이거 신고하고 찾으면 진짜 크리스마스 미러클이다, 찾으면 산타클로스 믿어야지!"그랬다며?

그런데 분실신고를 하러 도착했는데 경찰서에서

 "어제 들어온 지갑이 있는데 이건가요?"

하며 그곳 경찰이 네 선인장 초록 지갑을 내어 주었다며?

이거 진짜 미러클 아니야? 

하나님이 엄마의 기도를 들어주신다고 나는 생각했다.너는 이런 내말을 들으면 또 그런 말 하지말라고하겠지만 ...

여하튼 다시 네가 아끼는 선인장지갑을 찾아서 다행이다. 유럽사람들 정말 착하긴 착하다. 네 지갑 찾아 경찰서에 갖다 준 그분 누군지 모르지만 올 크리스마스 때 주님의 축복을 가득 받기를 기도한다.


누군가 지켜주시는 분이 있다는 걸 믿고 너도 언젠간 돌아오기를 오늘 기도한다.하나님은 백마리의 양 중에 그 잃어버린 양 한마리를 찾으러 헤매인단다.너를 기다리고 사랑하시는 주님이 계시다는 걸 믿는 날이 오면 좋겠다.

엄마가 사랑한다. 막내 나무에게.


크리스마스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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