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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달래 Dec 19. 2023

X-mas seal 기억하시나요?

산타할아버지 들리세요?


산타할아버지께.

이 나이에 부끄러운 고백을 합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는 안 걸리셨는지요?

이제 곧 바빠지실 텐데 만날 때까지 건강하시기 기도합니다.

저는 아주 어릴 때 아마도 국민학교 1학년때로 기억합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크리스마스씰의 유래에 대해서 말씀하셨어요. 크리스마스 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유럽전역에 결핵이 만연했을 때 크리스마스씰을 만든 사람이 덴마크 우체국직원 아이날홀벤(Einar Hollbelle)이고 당신 결핵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이 많은 것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이 들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우체국에 쌓이는 우편물과 소포를 보고 아이디어를 착안해 냈다 하시며 동전 한 닢짜리 '씰'을 우편물에 붙이면 그 모금액이 기부가 된다는 것이었죠. 1904년 덴마크 국왕인 크리스천 9세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어 크리스마스씰이 발행되었다 하셨습니다.




네이버 출처



당장 하굣길에 결핵환자를 돕자는 생각에 용돈을 털어 우체국에 들려 씰을 사고 내가 구매한 씰이 결핵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니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몇 장의 카드를 만들 재료를 문방구에서 구매했어요. 금색 은색 반짝이 가루와 도화지 봉투를 사서 사인펜으로 글씨를 쓰고 신나게 카드를 만들었죠.

내 짝궁과 교회에 다니던 친구 몇몇에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려고 이쁘게 꾸미고 자르고 쓰고

"Merry Christmas"라고 쓴 카드를 말이죠. 아마 세상에 태어나 제일 먼저 쓴 영어단어가 메리크리스마스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당당하게 크리스마스실을 붙여서 다음날 빨간 우체통에 넣었습니다. 그때는 모바일도  카톡도 삐삐도 없던 시대라 카드를 안부인사로 연말에 많이 보내고 받고 했었죠.



그리고 친구들에게 잘 받았다는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우체통에 드디어 편지가 꽂혀있어서

 '나한테도 카드가 왔구나' 하고 반가운 마음에 열어보니 이게 뭡니까 글쎄 내가 보냈던 카드 여러 통이 그대로 내 우체통에 반송이 되어있는 거 아니겠어요?

'뭐지 왜 그러지? '하고 엄마한테 여쭤보니

가만히 들여다보시던 엄마가 "우표를 안 붙였네?!"하시는 거예요.

"앙~? 우표대신 씰 붙이면 되는 거 아냐?"

깔깔깔 웃으시던 엄마는

"결핵환자를 위해 기부하려고 씰은 판매하는 거고 우표랑 같이 붙여서 보내는 거지."

하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남은 씰 몇 장을 들여다보며 나는 다시 우표를 사러 허탈하게 우체국으로 가야만 했죠.


산타할아버지! 좀 황당하시죠? 저는 이렇게 한 살 한 살 먹으며 자랐답니다.
올해에도 씰을 붙여서 카드를 몇 장 보내려 합니다.
제 소원을 더 잘 이뤄주실 거죠? 제소원은 잘 아시잖아요!


그럼 크리스마스 때 만나요





그날 이후로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우체국에 가서 씰 전장을 사서 우표책에 한 장 한 장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기부하는 마음으로 말이죠. 구세군 모금함 방울소리가 딸랑딸랑 울리던 눈 내리던 명동거리 종로거리에 엄마랑 거닐 때면 백 원짜리 동전 한 닢이라도 넣고 걸어야 맘이 편했던 추웠던 겨울을 기억합니다.지금은 아쉽게도 우표책은 제 곁에 없답니다.



출처 네이버






크리스마스 씰은 구매가 아니라 기부입니다.



지금은 우체국에서 판매를 하지 않고 모바일로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디자인도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펭수, 손흥민선수, 앤서니브라운의 동화 속으로 등으로 친밀하게 해마다 바꿔진다죠?

올해는 앤서니브라운 작가와 함께라고 하네요.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나누는 삶,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라는 마음을 어른들이 손수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들이 어려서부터 기부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날이 오면 좀 더 정이 넘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 집  뚱 산타를 소개합니다. 이름은 피노입니다 내년에 8살 엉아 됩니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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