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워요.
앞서가는 사람들은 다 정해져 있는 걸까.
지하철 환승할 때, 유독 스스로 떠올리는 질문이다.
지하철이 정차하고 문이 열린 후,
많은 사람들이 문틈으로 쏟아져 나오면.
다 자기 자리를 찾아,
저마다 정해진 자리가 있는 것마냥
자기 자리로 가는 듯하다.
앞서갈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늦게 내려도
금방 무리 앞에 서 있고,
아닌 사람들은 일찍 내려도
금방 무리 가운데로 자리하곤 한다.
한 번은 1등을 해보고 싶었다.
어느 날, 마음을 먹고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환승을 가장 빨리할 수 있는 1-1 문 앞,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열렸다!
열리는 문 사이로 가장 먼저 튀어 나갔다.
히히.. 드디어 1등이다. 라고 생각하고 고개를 들어봐도
이미 내 앞엔 몇 명의 사람이 있었다.
그럼 그렇지.
역시 1등은 자리가 있나 보다 하고
혼자 흥분한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어디를 가는지 생각했다.
그저 매일 반복하는 출근길, 회사에 가기만 하면 되었다.
1등으로 갈 필요는 전혀 없었다. 한번 욕심을 내봤지만
’역시 1등은 내 자리가 아닌가 보다‘라는 사실만
한번 더 확인했을 뿐이었다.
그런가 보다.
내 자리는 그저 무리 가운데쯤 어딘가
아무렇지 않게, 눈에 띄지 않게
목적지에 가면 되는 그냥 그런 그 자리.
1등으로 가보질 않았고, 앞으로도 없겠지만
출근만 하면 되지 뭐.
그렇게 오늘도 난,
중간 어딘가, 성실하게 뒤섞여 출근을 한다.
내일도 모두의 출근을 응원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