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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정쩡한 어름사니

애매한 사람

by 끼리


너는 좀 어설퍼, 어정쩡해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다.

아마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애매하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너무 잘하지도, 그렇다고 못하지도 않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런 사람.


가운데 선을 두고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선 위에 있는 사람.


언제든 이쪽으로 넘어갈 수도

저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선택지를 갖고 있는 사람.


바로 나다.


하지만 넘아갈 마음 없다.

경계 부근에서 자유로울테다.

그 사이에 있기 위해, 얼마나 갈팡댔는지

선 위에 불안정하게 있다는 것은

쉬운 것만은 아님이 분명하다.


하지만

언젠가 마음을 먹고

한쪽으로 넘어갈 때가 올지 모른다.


기우뚱, 기우뚱 흔들리고만 있다가

사이 선에서 내려와

어느 한쪽에 두 발을 딛고 설 날이 올지도 모르지.


그래도 그때까진 또 기우뚱하며

흔들리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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