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사람
너는 좀 어설퍼, 어정쩡해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다.
아마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애매하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너무 잘하지도, 그렇다고 못하지도 않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런 사람.
가운데 선을 두고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선 위에 있는 사람.
언제든 이쪽으로 넘어갈 수도
저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선택지를 갖고 있는 사람.
바로 나다.
하지만 넘아갈 마음은 없다.
경계 부근에서 자유로울테다.
그 사이에 있기 위해, 얼마나 갈팡댔는지
선 위에 불안정하게 있다는 것은
쉬운 것만은 아님이 분명하다.
하지만
언젠가 마음을 먹고
한쪽으로 넘어갈 때가 올지 모른다.
기우뚱, 기우뚱 흔들리고만 있다가
그 사이 선에서 내려와
어느 한쪽에 두 발을 딛고 설 날이 올지도 모르지.
그래도 그때까진 또 기우뚱하며
흔들리고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