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이유

시간(詩間) 있으세요?

by 강경재

바깥은 여름*


입에선 모래알 같은 자음 쏟아진다

사막의 표정처럼 꺼끌꺼끌하다

한낮에도 나는 툰드라


하느님은

차갑게 식은 가슴 내려다보시고

좀처럼 뛰지 않는 심장 데우고자


당신은,


저 먼 하늘 중심에서 군색한 마당귀에

태양을 어 두셨다

뜨거운 피자 같은 삼복의 식탁 나를

초대하셨다


열정을 받아라

뜨거워져라

떨기나무처럼

불타 올라라


태양의 조언과 회유와 향연

그 많던 생의 여름날

죽은 나무의 그늘처럼 서글퍼져

떨고 있다


마당은 환희로 분주하고

내 여름은 등 뒤에 흘러

여전히 춥다



) *"바깥은 여름"ㅡ소설가 김애란님의 책 제목을 차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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