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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재 Nov 30. 2024

만추의 느티나무 아래

시간(詩間) 있으세요?



동틀 녘 느티나무 아래

엑스레이처럼 드러나는 지난 계절의 상흔들

문신처럼 새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허공의 침묵

하늘을 향해 무수히 내놓은 질문의 잔가지들

대침묵 피정에 들어간 수도자처럼

그의 내면은 뜨겁고

신의 손가락에 맞닿은 그의 영혼은

부활을 꿈꾸는 고독한 나자로

차가운 치열함으로

고요한 느티나무 아래

그대 꿈의 부피

새 봄이면 알겠네

그대 생각의 깊이

가을이면 알겠네


계절의 끄트머리에는 슬픔의 탕진만이 우수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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