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발달장애인 연대대회

앙(仰) 이목구심서Ⅲ -18

by 강경재

제6회 전국 발달장애인연대 대회가 부산에서 열렸다.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자"라는 구호아래 대구, 부산, 서울, 광명, 경남, 일본에서도 참가하였다


장애당사자인 사회자의 안내방송이 띄엄띄엄 들려온다.

"잠시 후, 전국, 발달장애인, 연대대회, 가 시작됩니다. 모두 자리에, 앉아주세요"


오늘은 장애당사자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을 하니

이들이 축제의 주인이고 나는 보조자요 손님인 셈이다.


행사가 다소 소란스럽고 서걱거려도 자연스러운 점이 좋았다.

틀에 박힌 정장처럼 따분하거나 꾸미지 않아

날 것의 신선함이 그대로 다가왔고 진솔한 호소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였다.


장애당사자들은 정직하다.

자기의 느낌과 생각을 비틀거나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대를 아프게 하는 말을 하지 않는 점에 더 놀라기도 한다.

마음에 새겨지는 색깔을 그대로 표현한다.

감정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음악에 몸을 맡기는 이들을 보면 어떨 땐 부럽기조차 한다.

트로트나 경쾌한 음악이 가슴을 울리면 이들은 즉각 반응한다.

비트에 맞춰 손발을 흔들며 남의 시선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음악과 춤,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이 경이롭다.

이들의 에너지는 장마철의 경호강처럼 거대하여 멈출 줄 모른다.

지금의 삶을 즐기고 있으니 최소한 이 순간 만큼은 행복하리라.

그런데 왜 난 매 순간 심각하고 우울한가.


각지에서 모인 수백 명이 함께 한 공간에 있으니 장애는 아무렇지도 않다.

밖에서 개인과 마주칠 때는 불편한 마음이 들곤 했으나

지금은 장애가 눈에 들어와도 깔끄럽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일상처럼 평범해진다.

그냥 눈웃음치며 지나칠 뿐이다.

그이와 내가 같은 행복을 추구하며 즐거워하고 이 자리에 함께 하는 동료임을 느꼈기 때문일까.

여기서는 장애가 장애가 아니다.

그저 보통의 평범함이고 일상이다.

눈에 보이는 게 대부분 장애여서만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다.


이들의 불편한 몸을 보면서 외려 공통점을 찾는다.

단언컨대 우린 모두 장애인이다.

나의 장애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나의 생각과 마음, 양심은 심각하게 고장 나 있다.

누구나 다 어느 정도의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

단지 이를 교묘하게 포장하며 감추고 있을 뿐,

온생애에 걸쳐 드러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할 뿐,

그래서 순수하지 않고 다중의 인격을 가져 내 속은 항상 불편한가보다.


장애 당사자들은 몸으로 말하고 있다.

상대를 아프게 하지 않으면서 자기의 감정과 말을 전달하라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고.


갑자기 떠오르는 말이 있다.

집단 속에서 '천상천하유아독존'이다

이 말은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사람이 아니라 전체와 화목한 가운데서도 자기만의 존재감과 신념을 가지고 살라는 말로 해석한다.

군중 속에서 조화로우며 자기다운 모습으로, 자기로 서 있는 사람이 아름답다.

장애와 어우러지는 세상이 아름답다.


내년에는 성심인애원에서 7차 전국 발달장애인 연대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그동안 큰 도시에서만 개최하던 행사에 비해 주변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산청만의 강점을 살려 잘 준비한다면 더 행복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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