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 할머니

시간(詩間) 있으세요

by 강경재

어쩌다 성심원 건너편 마을에 둥지를 튼

열일곱부터 한센인 할머니는

잠 덜 깬 성심교를 건너

매일아침 미사에 오십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봄 강물에 몸 적시는 새소리 들으며

바람을 휘청이게 하는 꽃 보며

두 발로 성당에 올 수 있으니까요'


미사를 마친 할머니가

꽃다발처럼 건네준 감사입니다


가진 것 많아 보통이 되어버린

무색무취의 건강한 내가 서러워져

한동안 하늘만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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