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생각들 10 | 좋아한다는 말의 무게

좋아요 버튼의 가벼움과 좋아하는 마음의 무거움

by Ggockdo



'좋아요' '라이킷'의 선호도 버튼에 인색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은 터치 한 번의 가벼움에 겁이 나기도 한다. 우리는 쉽게 '나는 ( )을 좋아해.' 라는 말을 뱉는다. 취향과 호불호, 취미와 관심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좋아한다'는 말의 무게는 그 버튼의 가벼움을 쫓아 점점 더 가벼워지고 있다.

우리는 '좋아한다'는 말이 가져야 하는 진심을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 좋아한다는 말의 무게는 진심과 비례한다. 한때는 너무 무거워서 함부로 좋아한다는 말을 내뱉을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잃어버린 시대의 전설이다.


좋아요, 와 싫어요 단 두 개뿐이지만 양자택일한 일에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알고리즘과 AI는 그런 정보를 먹고 자란다. 지금은 싫어하지만 다시 좋아할 수 있는 기회는 자라지 않는다. 좋아요 버튼의 도입 이후, 예기치 못한 드문 우연이 아니면 우리는 새로운 것을 좋아할 기회를 반쯤 잃어버렸다.

아무리 가벼운 1분짜리 쇼츠라도 그 안에는 좋아요,와 싫어요가 뒤섞여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나는 두 개의 선택지만 받는다. 무시하고 넘어가면 그만인데, 그런 일이 수십 개씩 연속되다 보면 정이 넘치고 미움이 넘치는 사람이라는 존재는 둘 중 어느 버튼이라도 누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어진다.


이제는 '좋아요' 의 리액션이 개인에 대한 정보인 동시에 나를 통제하는 각각의 기둥이 되고 있다. 내가 누른 무수한 '좋아요'의 점들이 나를 일정 지점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즉, '좋아요'는 [좋아요 - 싫어요]의 개별 질문이 아니라 선택된 좋아요의 내에서 [좋아요 - 싫어요]의 좋아요와 다시 그 선택된 좋아요 내의 [좋아요 - 싫어요]로 점점 좁아지는 토너먼트식 질문이 된다. 다름을 경험할 기회를 앗아가는 '좋아요', 는 결코 가벼워질 수 없다.


좋다. 싫다가 지나치게 무거운 것도 싫다. 좋다고 한 번 결정하면 다시는 번복할 수 없는 흑백논리에 갇혀 살긴 더더욱 싫다. 다시 좋아질 수 있는 기회, 다시 싫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음과 양의 세계는 까맣고 하얀 것이 아니라 회오리로 돌아가고 있어 움직인다. 나는 그런 움직이는 마음이다. 좋음과 싫음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농도에 따라 맑게 개인 날과 캄캄한 날을 만드는 가능성의 세계의 사람이다. 때때로, 무 자르듯, '난 그거 싫어.'라고 말하는 이들의 무례에 상처받는다. 그것이 나를 향한 말이 아니더라도. 선명한 것은 대부분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나는 희생을 전제로 한 '좋아요'를 사랑할 자신이 없다. 좋아하는 것을 더욱 사랑하기 위해 더 무언가를 선명하게 싫어해야 한다면 그 좋음은 과연 좋은 것인가? 반대로 싫어하기 위해서 더욱 반대로 격렬히 좋아해야 한다면 그 좋음은 과연 좋은 것인가?

좋은 '좋아요'을 위한 생각에 머리가 무겁다. 그리고 나는 이 무거움이 또 싫다. 좋다, 는 머리로 하는 일이 아니라 마음의 일인데 '좋아요' 버튼의 가벼움을 억지로 누르기 위해 머리를 누름돌 삼은 것 같아서, 이런 생각에 가득 찬 '좋아요.'를 이고 다니다간 무엇하나 마음으로 좋아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자연스러운 '좋아요'는 어디서 태어나는 것일까? 탄성과 감탄으로 느껴지는 좋음, 그것은 즉 선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마음과 머리를 다하여 진짜 '좋아한다'는 감각을 찾으려 애써야 한다.

다음과 같은 것, 피스타치오의 옥빛 고소함, 담백한 정서를 담은 피아노 연주, 고양이와 강아지의 털 날리는 이야기들, 나를 익숙한 감각으로 이끄는 것, 나를 낯선 감각으로 이끄는 것, 울거나 웃는 일, 그만큼 감정을 원 없이 쓰는 속 깊은 이야기들.


추상적인 '좋아요'와 버튼으로 만들지 못하도록 계속 움직이는 '좋음'들, 가볍지도 무겁지 않고 가능성을 보장하는 좋음, 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좋아요,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 고 말할 때 잠깐 울컥할 정도의 울림을 가진 좋아요, 나는 쉽게 좋아하지도 않지만, 또한 싫어하지도 않지만 갑자기 터져 나오는 내 몸무게만큼의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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