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 대한 토로
모든 사람이 다 말을 한다. 정말 많은 말들이 횡횡한다. 다들 참 말이 많다.
나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세상에 너무 많은 말들이 있기 때문에.
나의 말은, 당신의 말은 가치가 있는가? 누군가에게 단 한 사람에게라도 가치가 있다면 가치가 있는 것인가? 공론의 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반드시 뱉어야 할 침이 있고 어쩔 수 없이 뱉는 객담이 있는 법이다.
내가 뱉은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나, 혹은 반드시 뱉어야 할 것이었나.
이렇게 많은 말들을 헤치며 걷는 침묵의 고단함, 그렇게 많은 말들을 더듬으며 단 한 개의 낱말을 찾는 절박함. 누군가에게 말을 쏘아 올리기, 불특정 다수에게, 과거에게, 미래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려운 일이야... 말은 내가 가지고 놀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게 아닌데,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말을 가볍게 드는 척 해야 한다. 모든 말은 너무 무겁고 두렵다. 아무렇게나 쓰는 자들에겐 가볍고 진심으로 쓰려는 자에게는 무거운 말이, 왜 그렇게 고약하게 구는 것인가, 유독 나에게는.
말을 사랑하다가 지쳐버릴 때, 여지없이 지쳐나가 떨어질 때, 어떻게 다시 사랑을 이어나갈 수 있나, 이 지지부진하고 지난한 관계에서 늘 우위는 그 쪽에 있다.
말들은 난폭하고 상대를 골라가며 조롱한다. 내가 받은 모든 미소들이 그랬듯이.
말을 사랑한 죄가 일생에 사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