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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om Sep 23. 2022

격리해제됐는데 왜 아직도 아프냐

후유증을 왜 aftermath라 하는지 알겠다. 나중에 하는 수학처럼 끈질기고 또 기분 나쁘다. 격리기간을 단 일주일로 설정한 것이 오로지 경제체제적 이유라는 데 끊임없이 공감하겠다. 어차피 바이러스 더 퍼뜨리지는 않으니 나와서 일하고 공부하라는 것이 정부의 100%짜리 의도다. 그러나 나의 컨디션은 전혀 100%가 아니다. 0 하나 빠진다고 해도 납득 가능할 만큼 이 수학은 강력하고 지리멸렬하다. 일전의 포스팅에서 독감이라 오진했던 것을 코로나라고 정정했던 것을 다시 한 번 거두겠다. 코로나랑 헤어지고 나면 이건 독감이다.


의료체계는 제몫을 했다. 3일치 약을 복용하는 동안은 증세가 완만한 하향세를 보였다. 그러나 나흘째가 되면서 때늦은 가치주마냥 V자 반등을 보였고 오늘은 첫 날처럼 긴장되고 떨리기만 한다. 어디든 살이 닿으면 깜짝깜짝 놀라고, 모든 움직임은 식은땀을 낳으며, 어둠 속에서 잠 못 이루고 뒤척이기만 한다. 오랜만의 교감신경이 이렇게 허투루 낭비될 줄이야... 내 잠자리는 코로나가 빼앗았다.


오늘 기사에 국민 5명 중 한 명이 숨은 감염자이고 무려 97%가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더 이상 걸릴 일 없다는 것이 희망적으로 다가오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오늘에 이르지는 않았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한다. 병상을 필사적으로 방어한 의료진, 정책 설계에 고심했을 공조, 위기를 감내하고 협조한 시민들... 일개 학생까지 땀 뻘뻘 흘리게 만든 이 그지 같은 병마를 내쫓는 데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내 면역체계도 조금만 더 힘내서 바이러스를 짓밟고 찢어발기고 사체마저 훼손해서 인류의 우려를 조금이라도 더는 데 도움줬으 좋겠다. 죽어 코로나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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