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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om Sep 21. 2022

젠장 코로나였어...

한 줄만 쏟아내던 자가진단키트가 어떻게 한순간에 두 줄로 변하게 되었는지... 사실 검사해볼 생각도 딱히 없었고 호오오오옥시나 하는 마음에 가볍게 진단했던 것인데, 15분이 채 되기도 전에 선명하게 두 줄을 띄워주더라. 깜짝 놀라서 타사 제품으로 한 번 더 시행했고 그 놈도 똑같아서 더 이상 제조사 문제는 아니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순차적인 검사 결과 우리 가족 모두 양성이었다. 코로나가 아니라고 함부로 안심했던 순간부터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을지 모른다...


나는 억울하다! 방역수칙의 변화와 무관하게(심지어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에도!) 나는 KF94 마스크를 상시 착용해왔으며 인도어건 아웃도어건 알콜을 하도 칠해서 겨울도 아닐 때 손이 부르텄었다. 불필요한 외식은 자제해왔으며(친구가 없어서 그런 건 아니다 절대) 헬스장에도 발 한 번 들여놓지 않았다.(좋은 핑곗거리따위도 아니었다) 이렇듯 철저한 자기관리로써 코로나를 비롯한 각종 질병을 무찌르고 있었는데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서 나를 괴롭힌다? 잘못 없는 자를 벌하는 것이 속세의 트렌드인가? 혹 동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소비자본주의에 일말 편승한 것이 나에게 앙갚음하는 것인가? 제1세계 국민들이 가장 고통받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인가?


아아— 때늦은 지구 걱정이 무슨 소용인가. 당장 내 몸 건사하기 바쁜데. 지구가 열이 오르는 것보다 내 체온 오르는 게 한창 걱정된다. 모두들 코로나 조심! 지구의 분노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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