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생각 없이 또 끄적끄적...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지갑에 핸드폰 그리고 사무실 키 하나만 달랑 들고 문구센터로 발길을 옮긴다. 문구센터 문이 열리자 컬러감 좋은 녀석들이 고개를 들고 나를 반기는 곳으로 직진...
아~~ 좋다. 쓱싹쓱싹...
복잡했던 머릿속을 펜들의 끄적거림 소리가 행복하게 만든다. 글쓰기에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래터링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노트정리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펜 욕심이 참 많았다. 지금도 역시...
필기감 좋은 펜 하나 만나면 몇 년간 만나지 못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마음으로 끄적거리기를 두서너 시간쯤... 친한 친구와의 끈끈한 수다 수준이지 않을까? 토라져서 있을 때 문구센터 가자면 조아라 따라나서니 거의 초등학생 수준이다.
요즘 새로 시작한 취미생활로 연필 깎는 연습을 시작했다. 연필의 향도, 부드러운 필기감도 새로운 취미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해주는 요소이기에 또 다른 기쁨이 된다.
오늘은 4B연필과 지우개를 선택했다.
잠시 멀리 여행 중인 지인에게 그림이라도 그려줄까 싶어 과감하게 밑그림을 그릴 4B 연필을 집어 들고 행복감에 문구센터를 나선다. 연필을 깎고 작은 선들로 끄적거림을 시작한다.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글 쓸 때의 획 하나하나의 끄적거림도 좋지만, 그릴 때의 선 하나하나의 쓱싹거림도 참 좋다. 그 마음 하나하나가 담겨 전체를 담아내고 있기에 이 끄적임과 쓱싹쓱싹 쓰는 소리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