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먹지?

꼼꼼한 잡담 2 |

by 꼼꼼

어제는 짝꿍에게 욱했죠.

내게 묻더라고요. “오늘 저녁 뭐 먹지?”

보통 하는 질문이죠. 당신은 오늘 저녁에 뭐가 땡기느냐 확인하는 과정일 겁니다.

그런데, 뭔가 속에서 훅 올라왔어요.

“그런 거는 당신이 정하면 안 돼?! 내가 그런 것까지 결정해 줘야 하나?!”

좋은 말로 했어도 되는데 마음을 다스리기 전에 말이 먼저 나갔습니다.

저녁시간이 괜히 뻘쭘한 시간이 되고 말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점심에도 그래요.

매일 아침 출근하며, 일정확인에서 중요한 것이

같이 일하는 친구가 점심약속이 있는지 캘린더를 확인하는 겁니다.


제가 혼자 점심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을 아는 친구여서, 어느 날부터는 자신이 점심약속이 있으면 캘린더에 기록해 두더라고요. 내게 신호를 보내는 거죠. “오늘은 혼자 점심하셔야 합니다.” 뭐 이런 신호를 보내는 참 배려 많은 친구입니다.


둘이 같이 점심을 할 때에도 제가 먼저 물어요. “오늘 점심은 뭐 할까요?”

그리고 그의 첫 결정에 따릅니다. 다행히도 매번 ‘오늘은 이것을 먹으려고요’라고 말해 주니 나는 좋을 따름입니다.


먹는 것을 결정하는 것에 대한 ‘결정장애’가 생긴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요즘엔 부쩍 결정을 못하는 것 같아요.


머릿속 생각과 고민이 너무 많고, 결정해야 하고, 책임져야 하는 일들 앞에서

먹는 것에 대한 결정까지 내가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건가 생각이 들더라고요.

뭐가 그렇게 선택과 결정의 순간이 많아진 건지.

나는 내일도 중요한 일에 대하여 설명하고 설득하고 결정을 이끌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상은 어떤 면은 내가 설명하고 설득하고 결정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은가 봐요.


먹는 거를 참 좋아라 하는데.

뭘 먹어야 할지 결정을 못하는 모순에 빠졌네요.


이제 내일 점심은 또 뭘 먹어야 할까요

당신의 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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