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숨 9 |
“세상은 우리에게 열정을 가지라고 강요하고 그 열정을 약점 잡아 이용하고 착취한다. 그래서 열정을 함부로 드러내는 건 위험하다” -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중에서
‘노력의 배신’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에 대한 이야기였다.
거듭된 노력으로 거대 자본과 맞짱 떠 보려 했지만.
자본은 나의 노력 즘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나의 출발은 늦은 것이라는 선택의 시간적 문제라기보다는
늦을 수밖에 없는 물리적 장소에서의 시작이라고 보아야 옳았다.
경쟁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은 열정과 노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 녀석들도 열정과 노력으로 살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던 어느 날 문득
지나온 길은 길도 아니었고,
나아 갈 길은 길이라 부를만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황무지 한가운데 서 있었다.
열심히라도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살아왔지만,
열심히 정직하게 사는 사람은 언제나 누군가의 먹잇감이 되었다.
‘나’라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가진 열심’이 필요한 사람들이었고,
열심이 사그라지면 팽개쳐지기 십상이었다.
거리로 내 몰린 후에야 알았다.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똑똑하게 살았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 문장은 실리콘 밸리의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열심히 사는 것, 길을 만들겠다고 삽질을 해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늦게 깨달았다.
길을 만들려면 방향을 잡고, 가용한 자산을 살피고, 적절한 시간과 적당한 힘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했다.
일처리를 열심히 하겠다고 얼마나 나에게 호되게 했는지..
무엇을 이루고, 어떤 평가를 받으려고 그랬었는지…
이제는 좀 나를 놓아주려 한다.
열심보다는 똑똑해져보려 한다.
적당히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 모든 것을 갈아 넣어야 할 만큼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려 한다.
이제야 내가 보이고, 사랑하는 이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