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서는 어떻게 분석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을 보고, 내가 겪은 바에 따르면 아빠들은 애기들이 태어난 개월수보다 애기들이 조금은 더 강하다고 생각하고, 엄마들은 조금은 더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쉽게 말해 생후 9개월인 녀석에 대해 나는 '생후 9개월 이후'라고 적힌 물품은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와이프는 조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녀석의 육아용품 및 식품 등은 와이프가 인터넷을 통해 구매를 했기에 무언가 못보던 것이 등장하면 나는 '새로운 것이 늘어났군' 정도로 생각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먹는 것과 관계된 아이템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유식을 위한 수저나 그릇 등이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며칠 전부터는 녀석이 직접먹는 과자도 등장을 한 것이다.
녀석의 친구가 놀러왔다가 녀석에게 하나 쥐어준 것이 녀석의 첫 과자였으며, 그 모습에 자극을 받은 와이프가 주문을 한 것이 '떡뻥'이다. 우리부부가 밥을 먹을 때 녀석은 유모차를 탄채 '너희만 먹냐'라는 표정으로 우리부부를 응시하는데, 그때 이 떡뻥을 녀석의 손에 쥐어준다. 녀석은 떡뻥이 입속에 붙는 느낌 때문인지 항상 인상을 쓰지만 맛있게 잘 먹는 것 같았다.
며칠 전 녀석에게 필요한 것이 있어 동네에 있는 육아용품 전문점을 들렀다. 녀석에게 필요한 것들을 사고 떡뻥만 먹는 녀석이 안스러워 과자코너를 서성이고 있었다. 떡뻥과 비슷한 것을 한 봉지 사고 둘러보다 웨하스를 발견했다. 웨하스는 녀석이 먹는 '떡뻥과는 조금 다른 식감이겠다' 싶어 집었고, 마침 웨하스 겉에는 '7개월 이상'이라고 적혀 있었다. 녀석이 9개월이니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 우리부부를 녀석은 또 그 눈빛(너네만 먹냐)으로 응시했다. 나는 녀석에게 웨하스를 하나 건네주었고 녀석은 웨하스를 먹은지 5초도 되지 않아 "켁켁"하기 시작했다. 녀석이 먹던 것을 얼른 내 입에 넣어보았다. 유아들이 먹는 것이라 어른들이 먹는 웨하스와는 조금 다를 것이라는 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 웨하스는 어른들이 먹는 웨하스와 질감도 맛도 똑같았다. 나와 와이프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녀석에게 웨하스를 준 것이 참 많이 미안했다. 하지만 그보다 '7개월 이상'으로 적어놓고 판매를 하는 그 과자 제조회사가 너무도 야속했다. 녀석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독 약한 것도 아닌데, 그 과자는 어떤 기준으로 '7개월 이상'을 적어놓고 버젓이 판매를 하는지 모르겠다. 녀석이 유별나서 그 과자를 못 먹었다면 웨하스 제조사에 사과를 한다.
나도 먹는 장사를 한다. 그리고 나는 내가 만든 것을 내가 먹고 와이프에게도 먹이며, 녀석이 크면 녀석에게도 먹일 것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애기들 먹는 것으로 장난을 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