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마의 리뷰] 제0호

저널리즘을 꼬집는다.

by 꼼마

나는 움베르트 에코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다.

그저 지나가다 들어본 이름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우연히 그의 책을 집어 들었고, 무엇에 대한 책인지도 모르지만 홀리듯 읽기 시작했다.


움베르트 에코는 이 책을 통해 저널리즘의 뒷모습을 파헤친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의 반응 역시 적나라하게 밝힌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만 저널리즘을 비판하는 사회 서적의 역할도 병행한다.


제0호라는 아직 발간되지 않은 신문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혀 준다.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면 안 되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언론이 갖는 힘과 나도 모르게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 그리고 그 언론이 기사를 만들어내는 과정 등등을 학습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비판적, 논리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맞아요. 신문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가르칩니다. (중략) 처음에 사람들은 어느 편을 들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우리가 말해 주면 자기들의 생각이 어느 쪽으로 흐르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죠.' (P145)


인공지능이 판을 치는 회사에서는 그 무엇보다 논리적, 비판적 사고가 중요하다.

하지만 신문을 읽을 때에 우리의 논리적, 비판적 사고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다른 매체보다 신문이 가장 믿을 만 하지!'라는 생각으로 논리, 비판적 사고를 이불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렇기에 언론은 이 시대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그리고 대중은 언론의 입맛에 맞게 길들여진다.

그도 그럴 것이 언론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중립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신문을 보더라도 우리는 '사실'을 접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누군가가 의도한 '사실'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누군가에게 고발을 당하거나 기소를 받게 되었을 때 그것에 응수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없어요. 그저 그 고발인이나 기소인의 정당성을 떨어뜨릴 만한 것을 찾아내면 됩니다.' (P188)


글을 읽을 때에는 누가 그 글을 썼는지, 그는 이 글을 통해 무엇을 얻는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이 사회 속에서 많은 것들은 돈과 연결되어 있다.

언론에서 누군가가 공격받는다면, 또 정당한 발언을 하는 사람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왜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아야 한다.

이 사고의 과정이 없다면 우리는 그저 누군가의 꼭두각시에 불과할 뿐이다.




'그 모든 뉴스는 오래전부터 유포되고 있었어. 다만 집단의 기억에서 뉴스들이 지워졌던 거야. 모자이크의 조각들을 한데 모으려면 기록 보관소나 신문 잡지 자료실에 가면 돼. 누구나 그랬겠지만, 나 역시 대학 시절에도 신문을 읽었고, 유명 인사들의 연애에 관한 기사를 쓰던 시절에도 신문을 읽었어. 나 역시 그런 것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들었어. 그런데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잊어버렸어. 마치 새로운 폭로 기사가 나올 때마다 이전의 뉴스를 지워 버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러니까 모든 것을 끌어내어 다시 죽 늘어놓기만 하면 돼.' (P309)


움베르트 에코는 모든 작품은 무언가에 영향을 받기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도 그는 언론이 말하는 것들이 항상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과거를 파헤치는 어떤 기사는 그저 과거의 사건들을 모아 갖은 양념을 더하고 자극적인 맛으로 둔갑하는 음식에 불과하다.



20181123_104501.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꼼마의 리뷰]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