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 - 하나
새벽 5시쯤 버스가 나트랑에 도착했다.
이제 나는 여기서 무이네에 가는 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버스가 8시에 출발한다고 하여 나트랑 해변가를 보러 간다.
신기한 게 새벽인데도 사람이 많다!
외국인들보다는 대부분 현지인들이 많았다.
아침 운동 삼아 해수욕을 하나보다.
베트남 사람들은 제기차기 같은 놀이를 정말 즐겨하는 것 같다.
여러 명이 제기 같은 것을 서로 차서 다른 사람들에게 넘긴다.
땅에 닿으면 탈락이다.
탈락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팔 굽혀 펴기를 한다.
갑자기 배가 아프다.
근처 호텔로 당당히 들어가 화장실이 어디냐 묻는다.
아침으로 '보네'라는 고기, 후라이, 빵이 같이 나온 요리를 먹었다.
뭐 특별히 엄청 맛있거나 하지는 않다.
3시간 정도를 나트랑에서 머물렀다.
시간이 굉장히 애매해서 뭘 하기도 좀 그랬던 것 같다.
확 많이 시간이 있거나, 아예 없으면 더 나을 것 같은데!
무이네로 출발하는 버스를 기다리는 대합실엔 신체적 장애를 가지신 분이 한 분 계셨다.
왼쪽은 손목 아래로 절단되었고, 오른쪽은 손가락 두 개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듣기만 해도 그분의 우울하고 어두운 삶이 연상되지 않는가?
베트남 여행을 하기 전에는 분명 나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분은 달랐다.
대합실에 있는 누구보다 밝았고 여행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장난을 치기도 하시며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신다.
그 어느 누구도 그 같은 분을 싫어하지 않았다.
일 역시도 자신이 도맡아 하셨다.
표를 나눠주는 일이나 확인하는 일 등.
만약 내가 그분의 손을 유의 깊게 보지 않았다면 여느 건강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분의 유쾌함은 자신의 장애를 감추려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다.
진정 하시는 일을 사랑하셨고, 시종일관 밝은 에너지가 넘쳐났다.
장애는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나 주위의 인식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든다.
출발 시각이 다가와 다시 버스에 올랐다.
얼마쯤 달렸을까?
왼쪽엔 바다, 오른쪽엔 사막이 펼쳐져 있는 신기한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나트랑에서 다시 한참을 달려 무이네에 도착했다.
도착한 시각은 약 오후 1시 정도!
꽤나 배고픈 시각이다.
도착하자마자 무이네에서 호치민으로 넘어가는 버스표 시각을 물어봤다.
여러 시간대가 있지만 뭔가 호치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에 아침에 호치민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을 문의했다.
결국 무이네에서 새벽 1시에 출발해 호치민에 아침 7시에 도착하는 버스를 예약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기에 숙소는 가장 싼 게스트하우스로!
잠은 자지 않겠지만, 잠시 머물렀다 지나갈 곳이다.
무이네는 정말 작은 어촌마을 같은 느낌이다.
우리네의 어촌 마을과는 다르게 비린내가 많이 나지 않았다.
뭔가 어촌 + 해양 레포츠 마을 이랄까?
오늘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주변 건물들이 다 보인다!
점심 식사는 숙소 근처에 유명하다고 들은 '람통'으로 고우!
와... 근데 정말!!!
멋진 곳이다.
바다 바로 앞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
물론 바람이 많이 불어 안전한(?) 식사는 쉽지 않다.
메뉴는 대부분 해산물에 관련된 것들이다.
가격은 좀 비싸긴 하다!
생선과 면을 시켰는데 양이 엄청 조금이라 '애피타이저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양 그리고 직원들의 불친절을 빼고는 맛, 경치 등등에서 최고의 식당이었다.
무이네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는 지프 투어!
정말 무이네에서는 딱히 볼 게 없을 것 같아 나도 이번에 처음으로 투어에 도전하기로 했다.
점심식사를 마치니 오후 2시 30분 정도가 되었다.
나는 다시금 모든 일에 성급해서는 안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길거리로 나오니 많은 오토바이 운전수들이 접근한다.
무이네에서 유명한 White Sand dunes, Red Sand dunes, Fishing village, Fariy Stream으로 각각 흰모래 언덕, 붉은 모래언덕, 어촌 마을, 요정의 샘을 투어 해준다는 제안이다.
위 네 곳에 데려다 주기만 하는 건데도 오토바이 운전수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사전에 물어본 바로는 만원 미만이면 지프 투어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오토바이 운전수들을 무시하고 바로 앞에 있는 투어에 질문을 했다.
헉... 근데 오늘은 이미 예약이 끝났단다...
괜스레 조급해진다.
다른 곳을 더 둘러보면 분명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바로 따라붙는 오토바이들이 내 정신을 혼란스럽게 한다.
결국 이러다 하루를 공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접근한 오토바이 운전수 한 명과 협상을 했다.
위 4곳을 전부 다 데려다주는 것에 15달러!(17,000원 정도)
우리 기준으로는 싼 가격인데, 여기서는 굉장히 높은 가격이다.
그렇게 나는 지프 투어를 포기하고 오토바이 무이네 투어를 시작했다.
여담이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투어를 시작하기 위해 마을을 쭉 달리며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투어를 알아보러 다니고 있다.
그리고 나는 오후 3시쯤이 되어 허겁지겁 돌아다니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5시가 넘어서도 지프 투어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결론은 여유를 가지라는 것!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어촌 마을이다.
사실 처음 도착이라고 하기도 뭐한 게 그냥 바로 앞에 있는 장소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너무 늦은 시각에 방문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굉장히 한산하다.
엄청나게 많은 배들이 일정 간격을 두고 둥둥 떠있다.
때마침 바구니 같은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가는 마을 사람들을 발견했다.
어떻게 저걸 타고 바다로 나가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앞으로 쭉쭉 잘 나간다.
해변에는 많은 바구니 배들이 뒤집혀 있고, 가끔 사람들이 뭔가를 먹는 모습도 보였다.
대부분 굉장히 한가롭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좀 더 분주한 시간에 와보면 어떨까?
사람들이 움직이고, 생선을 팔고, 흥정하는 등의 광경을 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