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에서 냉커피 팔기

아주 작은 스타트업

by 꼼마

- 아이디어 구상


서강대 앞쪽 주차장 근처에 있는 화장품 가게를 지나다 호기심이 생겨 들어가 보았다.

중국인들이 꽉 차있는 커다란 화장품 가게!


화장품 가게 근처에는 쇼핑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쇼핑을 마치고 생긴 잔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이들에게 뭔가를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날도 더운데 냉커피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냉커피는 믹스커피로 만들기로 했다.

작년 이맘때쯤 관악산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아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


스타트업의 핵심은 실행력이라 했던가!

미친듯한 실행력으로 계획을 실행했다.




- 초기 자금 투입


팀을 구축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재료 구입!


테이블 23,920원

커피 10,840원

컵, 홀더 등 21,600원

파라솔 26,300원

물 2,900원

얼음 7,500원


총 93,060원이 지출되었다.


100잔을 파는 것을 목표로 하였기 때문에, 이번 첫 시도에서 한 잔당 투입된 비용은 약 930원.

판매가는 2,000원으로 정했다.


정말 장밋빛 미래를 생각했다.

하루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고, 잉여금으로 재투자를 통해 부자가 될 생각을 했다

하하하하


수익배분, 투자금에 대한 이야기도 맞추고 계획도 어느 정도 세웠다.


이제 실천할 일만 남았다.




- 커피를 만들다.


정말 환상적인 냉커피를 마시기 위해 많은 연구를 통해 최적의 조건을 찾았다!


커피 믹스, 설탕, 물의 환상적인 조합!

나름 수학적인 계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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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커피를 뜨거운 물에 타고 다 녹을 때까지 끊임없이 저었다.

그리고 정해진 비율의 설탕을 넣고 커피를 식혀주기 위해 찬물을 넣고 또 계속 저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잘 녹은 커피를 2L 페트병에 옮겨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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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 900g 봉지 2개와 설탕으로 커피 12L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2L 물병 6개에 모두 커피를 담았다.


냉커피를 만들기 위해 근처 편의점에서 얼음을 사서 아이스박스에 커피와 함께 넣었다.


미리 생각해둔 장소로 가는 길에 우리의 발걸음은 너무나도 가벼웠다.


마케팅 계획도 세우고, 금액을 정산할 방법도 세웠다.




- 장사의 시작


오후 1시쯤.

그렇게 우리는 파라솔과 테이블을 펼치며 장사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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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앞서 말했듯이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화장품 가게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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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근데 사람이 별로 없다...?

그나마 있는 사람들에게라도 팔아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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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난관이다.

너무 쑥스럽다...

이상과 현실은 너무나도 다르다!



우리의 마케팅 전략은 다 어디로 갔는가!!!!!

그저 쑥스러움에 가득 찬 남정네 둘이 있을 뿐!


그래도 천천히 자신감을 찾으며 아이스커피를 외쳤다!

아이스커피!! 삥커뻬이!! (아이스커피가 중국어로 삥커뻬이라고 한다.)


와... 근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

아니 쳐다보지조차 않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오 마이 갓....

날씨도 선선하고 소나기까지...?


우리의 아이스커피에 최악의 조건이다!


비가 그치고 자신감을 조금이나마 길바닥에서 주운 우리는 아이스커피를 몇 번이나 더 외쳤지만 사람들의 싸늘한 발걸음.

아예 우리를 피한다.

하하....


설상가상으로 아이스박스를 열어보니 얼음이 다 녹았다.

오후 2시 30분인데!

얼음을 산지 1시간 30분 만에 다 녹아버렸다.


20160606_142439.jpg 정말 얼음이었다는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아이스박스가 아이스박스가 아니었나...


그렇게 1시간 30분 만에 우리는 사업을 접는다.

너덜너덜해진 정신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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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정리하고 있으니 한 아저씨가 다가오신다.

그리고 웃으시며 얘기를 해주신다.


중국 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는다고.

게다가 여기는 쇼핑만 하러 잠깐 들르고 다시 이동하는 장소라고.

하핳하...

돈 벌기 참 어렵다.

중국 사람들이 달달한 다방 커피를 좋아한다고 누가 말했던가!

단지 우리의 추측이었을 뿐이다...


* 결산

지출 : 93,060원 + 우리의 인건비

수익 : 0원 +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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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 -(93,060+a) 원




- 마무리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교훈이 몇 가지 있다.


뭐든지 시도해봐야 알 수 있다. 말만 해서는 모른다. 계획? 가장 기초적인 것만 있으면 된다.

극초기에는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보다 오늘 하루, 혹은 이틀 정도만을 바라보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즉, 대여비용이 비싸더라도 하루 이틀 정도 대여를 통해 시도해보는 편이 나을 듯 하다. (우리는 구매를 했다.)

실행력도 좋지만 고객에게 먼저 물어봐야 한다. 이 제품이 매력적인지. 적당한 사전 조사와 실행력의 조화가 필요하다.

초기 자금은 적게 들어갈 수록 실패의 부담이 적은 것 같다. 10만원으로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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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를 먹으며 오늘의 장사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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