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타트업을 정리하며

태그솔루션의 시작과 흐름

by 꼼마

회사를 나왔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


어느덧 스타트업이라는 것을 알게 된지도 햇수로 4년째다.

그리고 창업자에서 다시 학생이다.




0. 시작에 앞서


2014년, 같은 과 동기, 선배들과 함께 ‘초소형 파력발전기’라는 아이템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우리는 서울대학교 301동에서 몇 달 동안 먹고, 자고, 씻으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열심히 매진한 결과 여러 대회에서 수상하는 실적을 올렸다.

1.jpg 왼쪽에서 두번째가 나


당시 우리는 ‘AXISOcean’이라는 팀으로 활동했다. 우리는 과감했고, 도전적이었다. 굉장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아내며, 공학, 디자인, 창의성 등등을 한 곳에 녹여냈다. 우리의 사업은 성공적으로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우리는 ‘창업’이라는 것에 너무나도 무지했고, 쉽게 생각했다. 결국 우리 팀은 훗날을 기약하며 아이템을 접고, 흩어졌다.




1. 새로운 시작


하지만 뭐가 여기서 멈추기엔 아쉬웠다. 다시 한번 도전을 시작했다. 이번엔 투명 LED 유리였다. 이번엔 ‘제대로’하고 싶었다. 2015년 1월, 아이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만들고자 하는 제품을 이미 판매하고 있던 당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 제품 등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우연히 르호봇 비즈니스 인큐베이터라는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창업이라는 것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인턴으로 일을 하는 동시에 아이템을 점점 구체화해 나갔다.

_DSC0225.JPG 왼쪽이 나


투명 LED 디스플레이를 사업화하기 전에 어떤 방향으로 구체화할지를 알아보기 위해 무작정 손으로 하나하나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여러 대회, 지원 사업에 도전했고, 운이 좋게도 창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2015년 6월 25일, TAGSolution(태그솔루션)이라는 법인 회사를 설립했다.




2. 제품이 나오기까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원천 기술, 설비 등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에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정말 매일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학생이라 무시하는 사람들도 만났고, 큰돈을 요구하며 아이템의 생산을 책임져주겠다는 허황된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만났다. 이리저리 부딪혀가며 하루하루 나아갔다. 그런 와중에도 감사하게도 정말 감사한 분들을 많이 만났다. 돈보다는 아이템, 가치, 열정을 보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분들 덕분에 도전이 계속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나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했는가?)


처음에 우리는 투명 LED필름이 아닌, 유리에 도전했다. 더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기존 시장이 있었기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투명 LED 유리를 제작하는 것에 필요한 공정은 크게 다음과 같다. ITO Glass 제작 > 회로 에칭 > LED 실장 > ACF 본딩 > 이중 유리 접합 > 프레임 제작 및 설치. 주변 사람들의 조언,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우리는 이 공정들을 실제로 설계하고, 진행했다. 자금이 충분치 않았기에 특정 공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저녁 늦은 시각에 찾아가 문제를 해결했다.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처음으로 제품을 만들어본다는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제품은 점차 윤곽을 드러냈다. 전기, 화학 등등에 아무 지식이 없던 기계공학과 학부생은 점점 완성되어가고 있는 제품에 환호했다. 그렇게 2016년 5월, 서강대 근처의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공간에 우리의 제품을 시범 설치했다.




3. 다시 필름으로


‘이제 돈을 벌 수 있겠다!’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벤치마킹한 업체의 특허가 마음에 걸렸다. 결국 사업을 시작하면서 알게 된 중견기업의 법무팀에 도움을 요청했다. 제품의 판매가 가능한지에 대한 전문 견해를 요청했고, 법무팀이 제품을 분석하고, 조사하는 동안 며칠이 흘렀다. 주변에서는 벌써 제품의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속속들이 나타났다.(단순 관심이었나?)


하지만 안타깝게도 법적 문제로 인해 유리 제품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었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뭐 잘 되겠지!’라고 간단하게 생각했던 것이 문제였다. 사업은 존폐위기를 겪게 되었다.


너무나도 아까웠다. 1년 반 동안 도전한 것이 물거품이 되다니!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처음 도전했었던 ‘필름’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시작에 앞서 기존 제품들에 대해 조사했다. 다행히 하려고 하는 것과 동일한 제품은 아직 없었다.


시작하기에 필요한 노하우, 지식 들은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서둘러 새로운 제품의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2016년 05월, 사업의 방향을 바꿨다.


필름 제품을 만드는 것은 유리제품을 만드는 것에 비해 훨씬 수월했다(고 생각했다). 원자재 값과, 취급에 필요한 비용이 훨씬저렴했을 뿐만 아니라, 제품의 생산에 필요한 공정 자체도 훨씬 간단하고 저비용으로 설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 서울대 공대 축전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가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부랴부랴 전시회 준비를 했고,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를 얻어 거점 예선, 전국 대회까지 출전할 수 있었다.




4. 준비


감사하게도 여러 전시회, 대회에서 좋은 관심과 성과를 얻었다. 덕분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과보다 더 소중한 ‘사람들의 쓴소리’도 함께 얻었다. 너무도 감사한 경험이었다.


태그솔루션과 거진 한 몸이나 다름없이 함께 노력해주신 투민테크 이동준 사장님, 르호봇과 함께 차근차근 제품을 개선해나가며 양산을 준비하는 것은 벌써 한 발짝 앞으로 다가온 듯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에서 후원하여 다녀온 CES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나는 내가 설립한 태그솔루션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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