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스타트업을 정리하며

나는 왜 팀을 나왔는가

by 꼼마

회사를 나왔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


내가 공동 창업했던 스타트업 태그솔루션 팀에서 나온다는 것은 언뜻 보면 단순히 한 사건으로서 선의 '마침표'역할을 하겠지만, 공동 창업자는 여전히 사업을 영위하기에 큰 틀에서 보면 '쉼표'라고 보겠다.


정말 많은 분들이 주셨던 관심과 도움을 통해 어떻게 이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놓고자 한다.


사실 팀에서 나오는 과정 속에서의 많은 개인적, 가족, 주변 상황들이 있었고, 팀에서 나온 후 여러 일들을 겪었기에 창업이라는 경험을 혼자만 간직하려고 하였으나, 주변 사람들의 권유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라고 믿기에 글을 남긴다.




나는 왜 사업을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보는 문제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문제이다.

당신은 왜 창업을 하는가?


매력적인 오답은 여기에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제가 해야만 해요.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요. 아니 확신이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요.' 등등


과연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이 매력적인 오답 속에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두 번, 아니 2의 10승은 넘게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당신은 왜 창업을 하는가?


내가 만나본 여러 예비 창업자, 스타트업 경험자, 대표들은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창업의 이유 속에서 때때로 나까지 설레게 하는 열정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극소수일 뿐이다.

물론 2가지 상황이 존재하기는 한다. 내가 잘 모르는 것이거나, 이유가 엄청나게 슈퍼 히어로 피카츄 꼬부기 망나뇽 로켓펀치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


조금 건방지게 말하자면 대부분의 이유는 인조인간처럼 만들어진, 조미료의 냄새가 많이 났다.

제발 부탁이니 다시 한번만 생각해보자. 사람들에겐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다. 그리고 각각의 선택지를 고르는 순간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취업, 공부, 유학 등등의 선택지, 당신이 서있는 시간의 흐름 속 이정표. 당신은 그 기회비용을 보면서라도 사업을 하겠는가? 창업을 너무 무겁게 생각해도 안되지만, 너무 가볍게 생각해도 안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마블의 영웅들과 우리는 전혀 다르다. 총을 맞아도 다시 살아나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등의 능력은 없다. 인생은 한번뿐이다.


창업을 하는 이유는 정해져 있지 않다. 사실 내가 위에 언급한 이유들도 개개인에게는 정말 정확한 이유일 수도 있고, 그게 성공을 향해 달릴 때 부스터가 되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창업은 망망대해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바늘에 블랙박스가 달려있지 않는 한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


스타트업에서 끈기는 필수 요소 중 하나다. 그리고 끈기는 '왜'에서 나온다고 본다. 제발 깊이 생각해보자. '나는 왜 창업을 하는가?'

혹시 이유를 만들거나, 주변에서 만들어주지는 않았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은 흔히 지피지기 백전백승으로 바뀌어 사용된다. 뭐 어떻게 됐든 이는 창업을 할 때에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창업가 자신이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정말이지 중요하다. (나는 2016년이 얼추 끝나갈 즈음에야 시작했다.)

스스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사업을 함에 있어서도 어떤 사업을 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과 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 속에서 120%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답'을 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오답일 수도, 정답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주는 것을 받아쓰기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답을 내렸다는 것이 중요하다.


자아를 탐색하는 과정 속에서 미래를 바라보며 꾸준히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앞서 말했던 '왜'이다. 그리고 이는 '꿈'에서 비롯된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스타트업만큼 목표, 꿈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 위치에 깃발을 꽂으려 눈에 보이지 않는 길을 해쳐나가는 활동이 또 뭐가 있을까?. 우리는 항상 꿈을 강조받는다. '너는 꿈이 뭐니?', '너의 인생의 목표가 뭐니?'. 물론 이런 것들 없이도 그럭저럭 살 수는 있겠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그럭저럭 하려고 하는 그런 일이 아니다. 성장해야 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꿈이 뭔지, 목표가 뭔지, 정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열정이 흘러넘친다면 그다음엔 효율적인, 그리고 성공적인 사업을 위한 방법들을 생각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나는 어떤 사람과 일하는 것이 좋은가?', '나는 어떤 환경이 좋은가?', '나는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이 적합한가?'등에 대한 것들이다.


스스로에 대해 아는 것은 절대 절대 네버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오늘 자기 전 깨달은 '나'는 내일이 되면 새로운 '나'로 변화한다. 매일매일이 같을 수가 없다. 여기서의 핵심은 스스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며 나무의 큰 기둥을 세운다는 것이다. 잔가지는 매일매일 흔들리고 달라질 수 있어도 큰 기둥은 급격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아직까지 생각하기에 스스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1. 독서

2. 다양한 경험

3. 대화


나 역시도 위 3가지를 통해 스스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창업에 대한 비전, 목표


당신이 그래도 정 창업을 하겠다고 결정한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어떤' 창업을 할 것이냐이다.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겠다.

Bottom-Up : 좋은 아이디어, 팀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고 목표를 Setting (대부분)

Top-Down :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계단을 설계하고 그에 맞는 사업을 설계하는 것 (Elon Musk)


둘 다 장단점은 있다(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Middle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역시 공통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비전(Vision)이다. 개인의 비전을 명확히 하는 것 못지않게 사업의 비전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사업'이라는 친구의 목표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경우 Bottom-Up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때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 사업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업을 진행하며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지만 이는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큰 기회비용을 가지고 온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단기적 목표, 장기적 목표 등을 세우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방향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로 투 원'의 저자 피터 틸이 말했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설립'할 때라고. 이 말을 곱씹어보면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대부분은 장밋빛 환상에 젖어있다. '확신'은 필요하지만 '환상'은.... 흠.... 어느 정도만 필요하다.




어떤 Industry에 도전하는가


이제 중요한 것은 자신이 도전하고 있는 사업이 어떤 산업에 속하는지를 파헤치는 과정이다.

당신의 사업은 어떤 산업에 속해있는가.


당신의 아이템은 'Heavy'한가, 아니면 'Light'한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무거운(가벼운) 산업에 도전하는가. 이는 개인의 목표와 연관된다. 단순히 아이디어만으로 창업을 하는 과정 속에서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목표가 많은 경험과 빠른 변화 등을 체험하고 익히고 확장하는 것이라면 무거운 산업보다는 가벼운 산업에 도전하는 것이 낫다(그 반대도 생각해보고). 물론 각 산업에 있어서의 무시 못할 엄청난 특장점이 있지만 그에 따른 기회비용과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효율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자신(팀)의 '핵심 역량'이 어디에 있는 가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우리는 이 사업에서 핵심역량을 갖출 수 있는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가? 어떻게 가질 수 있는가?. 핵심 역량이 없는 분야에서의 사업은 굉장히 불안하고 힘들다. 언제라도 위협받을 수 있으며,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떠나며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도전했고, 도전하고 있고, 도전할 것이다.

스스로의 자원이 귀중하다고 생각한다면 미래에 대한 진지하고 깊은 생각을 해보자.


with Whom :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When : 왜 지금인가? (개인적으로든, 사업적으로든)
Where : 어떤 분야의 산업에 도전하는가
What : 어떤 아이템을 하는가
Why : 왜 사업을 하는가, 왜 하필 그 아이템을 하는가
How : 어떤 방법론을 들고 사업에 도전하는가


나는 스타트업을 통해 많은 성장을 했다고 스스로 자부한다(정말이지 시작 당시의 내 수준은 발가락의 때 같았다.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스스로의 부족함으로 인해 느끼는 아쉬움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이 매우 크다.


그래도 굉장히 힘들었고 재밌었고 슬펐고 흥분됐고 행복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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