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날
퇴근 시간의 인도 지하철은 엄청나게 붐빈다. 한국의 지하철과 다를 바 없다. 지하철은 콩나물시루처럼 변하고 주요 역에서는 사람들이 채 내리기도 전에 물밀듯이 들어온다. 그리고 모두들 지하철에 타기 위해 밀고 억지로 들어가고 결국 지하철 문이 몇 번이나 열리고 닫히는 상황이 발생한다. 꽤나 재미있는 광경이다. 한국에서 충분히 단련하고 왔기에 전혀 새롭지는 않은 광경이다!
인도에서의 환승은 한국에서와 똑같다.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거나, 환승 절차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냥 내리고 다른 라인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 된다. 우리도 원래 내려야 할 곳에서 잘못 내렸기에 다른 루트로 목적지에 도착했다. 결국 출발지와 도착지를 정하면 처음에 코인을 구매할 때 가격이 나오는데 그 가격에만 맞춰서 도착하면 되는 듯하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어제 다 구경해보지 못한 코넛플레이스 구경! 한국의 명동이라 들었는데 과연 그 속살은 어떨까?
코넛 플레이스에 들어서자 많은 연인들이 보인다. 아무래도 델리가 굉장히 개방적인 곳이다 보니 남녀 사이의 데이트도 다른 지역보다는 흔한가 보다. 어떤 커플은 풀밭에서 다정하게 앉아있고, 어떤 커플은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며 산책을 한다.
코넛 플레이스 중앙 광장에선 인도 재정에 관해 전문가들의 토론이 생중계 촬영되고 있다. 굉장히 많은 인도 사람들이 그 토론을 지켜보고 있었다. (중앙 광장 바로 아래는 Rajiv Chawk 지하철 역이다.)
중앙 광장을 둘러싸고 방사형 형태로 상가들이 쭉 들어서 있다. 호기심에 몇 군데를 들어가 봤는데 물가가 한국의 그것과 거의 비슷하다! 정말 비싸다. 정말 인도의 부유한 사람들이 이 곳을 이용하나 보다. 의류상점, 클럽, 바, 영화관, 전자제품 가게 등등 정말 없는 게 없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 저녁은 간단히 숙소 근처에서 먹기로 한다. 숙소 바로 옆 에베레스트 식당에 들어간다. 네팔 사람이 하는 식당이라 그런지 네팔스러운 분위기다.(물론 가본 적은 없지만...) 벽에는 온통 네팔 사진, 글귀들이다.
음식은 꽤나 맛있다. 네팔 사람들이 요리를 정말 잘한다고 하던데 그저 빈말은 아니었나 보다. 물론 너무 많이 시켜서 좀 힘들긴 했지만...
'수고했다 뱃살아!'
가게를 나오는데 곽씨가 정체모를 숙성된 똥을 맨발로 살며시 지르밟았다,
'으아!!!!!!!!!! 하고 소리 지른다.'
사실은 좁은 골목에서 릭샤를 피하다가 부딪혀서 똥을 밟은 건데 마침 슬리퍼를 신고 있었기에 발에 그 똥들이 그대로 묻었다. 한참이나 웃었다. 역시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지나가던 인도인들도 한국인이 똥을 밟아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게 재밌어 보였나 보다. 한 번씩 웃고 지나간다.
결국 숙소에 들어오기 전 골목에서 발을 씻고 들어오는 걸로! 윽... 냄새.... 숙소에 들어가서도 한참이나 발을 벅벅벅벅 씻는다.
'과연 그 똥은 어떤 사람, 동물들의 똥이 합쳐진 것이었을까?'
여러 똥을 합쳐놓은 만큼 의미 깊은 똥 밟기다! 큰 웃음을 선사해주신 곽씨에게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그의 똥 밟기로 오늘의 피로는 싹 날아갔다.
늦은 밤 한국인 중년 부부가 숙소에 도착했다. 더블룸 시세가 800 정도인데 그분들이 온라인 예약을 통해 1000루피를 넘게 지불하고 왔다고 한다. 물론 조식이 포함되어 있다고 써두긴 했지만 그냥 안 준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뭐야 우리 생각과는 정 반대잖아? 온라인 예약이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여기는 현장에서 흥정하는 게 훨씬 싸잖아'
절약하고자 한다면 숙소는 오프라인에서! 어차피 방은 넘치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