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 날
원숭이 신인 하누만을 섬기는 사원인 자쿠 템플. 숙소에서 도보로 2~30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자쿠 템플까지의 길은... 정말 가파르다. 자쿠 템플은 무려 해발 2000미터가 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산을 오르다 보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물통을 지고 올라가는 할아버지가 보인다. 저걸 지고... 어떻게 올라갈까...
사원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니 원숭이들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신기하다. 정말 눈앞에서 원숭이를 보다니! 이렇게 가까이서 야생 원숭이를 보는 것은 정말 흥분되고 처음이다.
사원 입구에 도착하니 원숭이들이 바글바글하다.
'오 마이 글래시스!!!'
돌아보니 한 원숭이가 어떤 사람의 안경을 뺏어 들고 있다. 저걸 어찌 돌려받는단 말인가? 안경을 빼앗긴 사람에게는 너무 미안했지만 그 상황이 너무 웃겼다. 결국 어떤 사람이 원숭이에게 무엇을 주었는지는 몰라도 안경을 다시 받아온다.
'원숭이가 물건을 가져갔을 때엔 먹을 걸로 교환할 수 있어!'
정말이지 똑똑한 원숭이들이다.
한두 시간을 원숭이 정원에서 멍하니 보냈던 것 같다. 우리랑 비슷한 원숭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다. 우리의 조상도 과연 저랬을까 하며 원숭이들을 바라보면 시간이 훅훅 흘러간다. 흘러가는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이 되어 내 마음을 편안하게 비춰준다.
몇 가지 알게 된 사실!
* 인도의 많은 동물들이 그런 것처럼 이곳의 원숭이들도 몸이 성한 애들이 별로 없다. 피부병이 있거나 손이 없거나 발가락이 없거나 털이 빠져있거나 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자기들끼리 싸우거나 사고로 저렇게 됐다고 한다.
* 목이 마르면 수도꼭지를 열고 물을 마시기도 한다.
* 가장 볕이 잘 드는 자리엔 대왕 수컷이 있다. 가까이 가면 입을 벌리며 위협한다.
* 눈을 마주치면 원숭이가 위협을 한다. 그럴 땐 시선을 돌리면 자기 하던 일을 한다.
* 위협할 땐 입을 크게 벌리며 이빨을 드러낸다. 나도 똑같이 해보니 원숭이가 더 성질을 내면서 달려든다.
* 멍멍이를 무서워한다. 멍멍이 근처엔 잘 가지 못하고 땅콩을 멍멍이 근처에 두면 눈치를 보다가 쑥 가져간다.
* 먹을걸 주면 몰려든다. 가방을 뺏으려고 하기도 하고, 여자 머리카락을 이빨로 물기도 했다. (실제로 로즈니가 당했다!)
중앙 광장에서 교회 뒤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재래시장이다. 정말 다양한 것들을 판다. 기념품, 약국, 간식 등등. 여러 가지를 도전해본다.
과일 중 파파야는 정말 정말 싸다! 큰 파파야가 하나에 30~40루피다. 언제 이런 파파야를 먹어보겠어! 파파야는 굉장히 달고 맛있다.
라즈베리도 완전 신세계다! 라즈베리파이라는 도구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이렇게 라즈베리를 먹어보긴 처음이다. 굉장히 달고 맛있다. 원랜 저렇게 하나하나 낱개로 떨어져 있는 열매를 실로 묶어 폭탄처럼 모아두었다.
우리가 과일 먹는 냥이 재밌었는지 과일가게 아저씨는 우리가 그곳에 있는 과일 대부분을 하나씩 먹어볼 수 있게 건네주셨다.
'고마워요 과일가게 아저씨!'
숙소에서 일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현지 식당을 추천받았다. '히마찰리 라소이'라는 곳인데 현지 음식을 파는 곳이라고 한다. 구글 지도와 실제 위치가 달라서 한참을 헤매다 물어물어 찾아갔다. 식당 내부는 인도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깔끔하다. 고급 일본 선술집 같은 느낌?
내부는 1층과 다락방같이 낮은 천장의 2층으로 되어있다. 2층으로 올라가 오늘의 식사를 주문! 식사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으니 덩치가 큰 인도인 남자 3명과 여자 한 명이 들어온다.
오랜 기간 알고 지내온 친구들인데 주말을 맞이해 심라로 놀러 왔다고 한다.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다 문득 팔씨름을 해보고 싶어 졌다.
'인도가 한국을 이긴다!'
'한국이 이긴다!'
우리는 재밌어서 서로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좀 치사한 방법을 쓰긴 했지만 팔씨름은 두 번 다 내가 이겼다! 그러자 이번엔 손가락 씨름(?)을 제의한다. 결국 인도 친구의 투박한 손에 눌려 패배했다.
즐거웠던 경험!
이곳에서의 식사도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