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째 날
새벽 내내 너무 추워서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침낭을 안 가져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
매표소에서 딱깔 표를 사기 위해 신청서를 받았다.
'11시부터 딱깔 표를 살 수 있으니 신청서를 작성하고 그때 와. 근데 딱깔표는 선착순인 거 알지?'
어제 아침에 갔던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대부분의 식당은 10시나 11시가 되어서야 문을 연다. 사람들이 게을러서 그런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11시 딱깔을 위해 30분을 기차표 예약하는 곳에 앉아 기다린다.
'아... 따뜻하다.'
10시 50분쯤 되자 딱깔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딱깔표를 구하기가 힘들다고 들어서 엄청 긴장! 앞사람이 11시가 되자마자 시작! 우리는 11시 3분쯤 도전하여 성공!
슬리퍼 클래스 기차를 525루피에 구매했다. 긴장이 풀리며 끙아가 몰려온다.
'반란이 시작됐다!'
허둥지둥 숙소로 뛰어간다.
심라가 깨끗하다고? 아니다 관광객이 많은 메인로드에서 살짝만 벗어나도 쓰레기가 넘친다. 심라 메인 로드 아래를 걸어본 우리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깔끔하고 여유 넘치는 사람들 대신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 아이를 데리고 공사판에서 일을 하는 여자들, 골목에 앉아 구걸하는 사람들.
'정말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맞네.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는다면 진실에 가까워질 수 없어.'
점심 식사로 오랜만에 뜨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과 티베트 요리를 먹는다.
식사를 하는 중 전화가 왔다.
'리! 잘 잤어? 별일 없지?'
'응 누구지?'
'지샨! 어제 봤잖아 우리. 오늘 델리로 가는 거야?'
'응 오늘 저녁 차로 갈 거야. 덕분에 기차표 잘 샀고, 어제 저녁에도 정말 재밌었어'
'천만에. 혹시 사진이랑 영상 보내줄 수 있어?'
어제부터 계속 같이 찍은 사진, 영상을 달라고 보챈다. 허허 이 녀석
'와이파이가 안돼서 보내줄 수가 없어... 진짜 안 까먹고 바라나시 가면 꼭 보내줄게!'
식사를 마치고 과일가게에 들러 파파야를 하나 먹어본다.
'우리 또 왔어! 어제 파파야는 솔직히 너무 별로였어... 진짜 최고의 파파야를 하나 주지 않을래?'
이번에 골라준 파파야는 정말 환상적이다. 진짜 눈물이 날 것 같은 맛이다. 과일이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 건가?
'와... 파파야 진짜 맛있어!'
'하하하 고마워'
'나 저 포도랑 치꾸도 시식해볼 수 있어?'
인상 좋은 과일가게 아저씨는 먹어보라며 하나하나 계속 주신다.
'단냐 왓!'
걷다 보니 멋진 건물이 있어 한번 들어가 본다. H.P.U라는 심라의 야간대학이다.
학교가 엄청 작다. 도서관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 몰래 들어가 본다. 도서관도 엄청 작은데 해리포터에 나온 것만 같은 분위기다.
그리고 인상 깊은 글귀가 하나 있었다.
졌다고 생각하면 진짜 진거야.
용기가 없다고 생각하면 진짜 없는 거야.
이기고 싶지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기는 것은 정말 불가능에 가까워.
질 거라고 생각하면 너는 진거야.
성공은 사람의 의지로부터 시작해.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어.
삶에서의 승자는 항상 강하거나 빠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야.
가까운, 혹은 먼 미래에 진정한 승자가 되는 사람은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야!
학교 옆에는 YWCA가 있다. YMCA와 반대로 여성들만을 위한 숙소란다.
심라를 떠나기 전 마지막 군것질을 하러 간다. 일단 삶은 달걀과 토스트! 여기는 꼬맹이와 그 형이 하는데 꽤나 인기가 좋다. 특히 삶은 달걀은 줄을 서서 먹을 정도다.
두 번째는 바로 앞 조그마한 분식(?) 집. 여기도 인기가 많다.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사장님이 꽤나 유쾌하시다.
'사장님 한국 가면 이거 먹고 싶어서 계속 생각날 거 같아요'
로즈니는 리시케시라는 곳으로 향하고, 우리는 델리로 향한다.
대부분의 시외버스는 신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우린 시내에 있는 구버스터미널에서 신버스터미널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어제 봤던 카우보이 경찰 아저씨가 이번에도 친절하게 버스를 알려주신다. 심라 구버스터미널에서 신버스터미널까지는 버스로 10분 정도, 7루피다.
처음으로 와보는 버스 정류장은 꽤나 낡았다. 낡았다 낡았다 투덜대고 있는데 옆에서 로즈니가 말한다.
'이 정도면 인도에서 엄청 깨끗하고 좋은 버스터미널이야!'
곽씨의 여권이 잠깐 동안 분실되는 소동이 있었지만 되찾았고, 버스터미널의 화장실은 상상 이상으로 멋...졌....다..... 잠시 우리와 심라에서의 여정을 함께한 홍재님과 작별인사를 하며 바라나시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랐다.
'Safe Tr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