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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샬롯 Jun 10. 2024

안녕하세요 꿀샬롯이에요

별것없는 하루가 제일 사랑스럽네

오늘은 올해 들어 가장 건강한 날이에요.

물론 4월에 더 생생하게 여행도 다녀오고 그랬지만요.

그때에도 일 생각만 하면 심장이 멎는 듯 했거든요.


오늘은 일을 했어요.

오피스룩도 골라 입었구요, 힐도 신고, 아끼는 비싼 가방도 들고 싶어 꺼냈어요.


사무실에 갔구요, 노트북을 펼쳤고, 정리되지 않은 블로그도 정리하고 잊고 있던 스마트스토어 계정도 찾았어요.


오랜만에 사업자등록증들도 정리했고 와아! 나 일하고 있잖아! 하는 스스로 뿌듯함과 대견함이 있었어요.


그리고 커피가 마시고 싶어지고 계획하고 싶어지고 배우고 싶어졌어요.


저는 이 마음을 아껴두기로 해요.

다시 가라앉을 거라는걸 이제는 알거든요.

그래서 조금 아껴두고 속도를 내지 않았어요.


하루가 48시간이면 좋겠다 하던 때도 살아보고

하루가 12시간이면 좋겠다 하는 요즘도 살아봐요.





천천히 한다 생각했는데 몸은 오랜만에 긴장이 됐나봐요

장이 꼬이고 손발이 차가워져요.

예전 같았으면 한시간 뒤면 퇴근시간인데 하고 버텼겠죠.


하지만 전 이제 저를 아낄 줄 알아요.

바로 배차되는 택시 추가요금 내고 집에 왔어요.

옷을 번져던지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해요.

그리고 예쁜 홈드레스를 입어요.

그제서야 느껴져요.

아 나 긴장하고 있었구나.

집에 오길 잘했다.




그러면서도 아까 일을 하고 싶어하던 마음이 여운이 남는거에요. 그래서 브런치를 들어왔어요.


일에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것으로

브런치에 글을 써볼까 하다가

나, 인간 꿀샬롯의 삶도 살아보자

그러려면 꿀샬롯의 공간도 필요해

라는 생각에 이 곳 브런치는 저의 시시하고 웃기고 별거없는 하루들을 남기기로 했어요


비즈니스와 연결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순식간에 들더라구요


그 마음 꾹 눌렀어요

너무 잘했죠?




꿀샬롯은 예전 저의 닉네임이에요.

안 쓴지 오래 됐는데요

온라인상에서 가장 좋아하던 이름이구요.


새로운 것 만들기보다는

그간 해온 것들 중에서 여전히 좋아하는 것들을

다시 살려보자 하는 중이에요.

그만큼 살아온 시간들이 소중해지는 것 같아요.


드디어 저의 시간들, 성과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충만하다 느끼면서

아끼고 사랑하기 시작했어요.


가진 것들을 목표로 가는 수단으로만 봤었나봐요. 

나의 행복 자산이 될 수 있는건데..


새로운 사업, 신규고객, 새로운 인맥 등..

그런 것을 쫓아가던 방향에서

멈춰서서 뒤를 봐요.

내게 있던 것들을 다시 찬찬히 보기로 했어요.


그동안의 수많은 자료들을 모두 보관해뒀거든요.

아이디어 스케치, 각종 계약서, 고객편지, 시시콜콜한 메모, 강의 듣고 남긴 메모 등등 전부 남겨뒀었어요.

이럴 때 보려고 그랬는지..


엄청 무겁고 터질 것 같은 파일집을 열었더니

사주보러 가서 받아 적은 종이쪼가리도 있고

하나씩 읽다보니 재밌더라구요


그간 노력했던 흔적들이 여실히 남아있고

요즘 일 잘하는 분들보면 느껴지는 감동과 부러움이

제 과거에도 있었다는 걸 알게 되죠.


나도 이렇게 잘하고 멋졌네...

왜 몰랐을까?

이제는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잘 준비된 사람이면 좋겠다.




오늘 저녁은 든든하게 먹을게요

국도 끓이고 수육도 데우고

양파 썰어넣은 달콤한 계란말이도 할게요


그리고 재미있는 예능 지칠때까지 보고

지치면 잘거에요.


내 삶이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

그러나 난 이제 나를 아낄 줄 안다.

그건 절대 이전과 같지 않다.


나를 누르고 있던 나를 걷어내면서

비로소 진짜 나의 에너지 그대로 살 수 있게 될거니까

같은 것을 해도 더 편안하고 큰 것이 되겠지.




여러분의 삶은 어떠세요?

여러분은 달리는 중이세요? 아니면 쉬어가는 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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