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아주 커다란 가면을 만들어내기로 했다.
내 인생을 모두 가면으로 만든다.
이름이 나일까?
아니다.
그래서 이름도 가면 속에 넣었다.
나는 누구냐 하면
지금 이 느낌 자체. 이 느낌이 나이다.
이 느낌에 어울리는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이것이 나라고 말한다.
이 '나'가 겪은 것들은
그 '이름'의 내가 겪은 것들이다.
스스로 영화의 주인공이 되려고
힘을 내보다가
문득 이 영화에는 숨겨진 감독이 있다는 걸 안다.
.
.
.
감독은 원래의 나, 느낌의 나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이름이다.
이것을 스스로 꺠우치면
얼마나 놀랍고도 상쾌한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