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이야기 한 조각의 인문학

<메멘토 모리와 드라마 도깨비의 인문학적 해석> 도깨비

by 꼬야책방

# 삶과 죽음의 균형: 이어령 교수의 '메멘토 모리'와 드라마 '도깨비'의 인문학적 해석




우리는 종종 일상에 매몰되어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어령 교수님은 마지막 수업에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구절을 통해 중요한 진리를 일깨워주셨습니다. 죽음을 항상 의식할 때 비로소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도깨비'와 놀랍도록 맞닿아 있습니다.



## 불멸과 죽음의 아이러니

'도깨비'의 주인공 김신은 역설적 존재입니다. 죽음을 갈망하는 불멸의 존재, 그리고 그 죽음을 가능케 할 도깨비 신부를 찾지만 정작 그녀를 만나면 더 살고 싶어 집니다. 이는 이어령 교수님의 '아모르파티(Amor fati)'—'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가르침과 맞닿아 있습니다. 김신이 900년의 시간 동안 배운 것은 결국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이었습니다.



## 기적과 같은 일상의 순간들

도깨비라는 소재는 '기적'의 은유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매 순간 기적 같은 순간들이 존재하지만, 목적의식이나 사명감이 없으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이어령 교수님의 메멘토 모리는 바로 이런 일상의 기적들을 발견하기 위한 철학적 관점을 제시합니다. 죽음을 의식할 때 비로소 현재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 숫자와 상징의 언어

드라마에서 아홉이라는 숫자는 "신의 수이자 완전 수인 10에 가장 가까운 미완의 숫자"로 정의됩니다. 은탁이 9살 때 엄마를 잃고, 19살에 도깨비를 만나고, 29살에 다시 만나 결혼하며, 김신은 900년 동안 불멸의 삶을 사는 벌을 받습니다. 이 '9'라는 숫자는 완전함에 가까우나 도달하지 못한 존재의 상징입니다. 이는 인간의 유한성과 불완전함을 상기시키는 메멘토 모리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연결의 복선과 사랑의 언어

메밀꽃의 꽃말 '연인', 단풍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런 복선들은 인연의 필연성을 암시합니다. 이어령 교수님이 말씀하신 '아모르파티'의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운명을 사랑하는 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연, 그리고 그 인연 속에서 발견하는 기적들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아모르파티'입니다.






## 시간의 아름다움과 현재성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이 명대사는 진정한 메멘토 모리의 관점에서 살아가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습니다. 죽음을 의식하고 있기에 모든 순간이 의미 있고 소중해집니다. 좋은 날도, 나쁜 날도, 평범한 날도 모두 가치 있는 선물이 됩니다.




## 수호와 기적의 의미

"때론 부모가, 자식이, 형제가 서로에게 수호신이 되어주기도 한다." "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세상 쪽으로 등을 떠밀어 준다면, 그건 기적이 당신 곁에 머물다 가는 순간이다." 이 대사들은 우리가 서로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어령 교수님의 관점에서 이는 '타자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 아닌 타인을 통해 발견하는 삶의 의미,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문학적 가치입니다.





## 순간을 사랑하는 법

김은숙 작가는 궁극적으로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모든 순간을 사랑하라"라고 말합니다. 이는 이어령 교수님의 '메멘토 모리'와 '아모르파티'를 완벽하게 담아낸 메시지입니다. 죽음을 의식함으로써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운명을 사랑함으로써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 드라마 '도깨비'는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가 아닌, 깊은 인문학적 성찰을 담은 현대의 우화라 할 수 있습니다.



삶은 유한하기에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죽음을 의식할 때, 비로소 매 순간이 기적처럼 빛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이어령 교수님과 김은숙 작가가 공통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메멘토 모리—그리고 아모르파티. 죽음을 기억하고, 운명을 사랑하라. 그때 비로소 모든 날이, 모든 순간이 눈부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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