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였지만, 어른은 아닌...
<아이라서 어른이라서>
노가미 아키라, 히코 다나카 글 |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 송태욱 옮김 | 2017 | 너머학교
어른은 누구나 아이였다!!!
이 명제는 한 치의 의심도 없어.
하지만 아이가 모두 어른이 되는 걸까?
나는 아이였던 시절을 잘 기억하고 있고, 아이였던 나를 인정하긴 하지만 현재 나는 어른일까?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이라 참 친근감 있지만 작은 텍스트 한 줄, 작은 일러스트 하나도 그냥 가볍게 넘겨지지 않네.
어른은 다들
자기 안에
아이의 시간을 갖고 있어.
나의 '처음'을 떠올리게 하지.
그래서 무심코 기뻐하는 거야.
나는 내 안의 아이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 잘 생각나지 않지만 잘 생각해보려고, 재구성하고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고 그 아이에게 말을 걸어보곤 하지.
그런데....
잘되지가 않아.
난 아이적에 참 많이 외로웠어. 어른들로부터 이런저런 강요를 받았고 그것들을 대물림하고 있다는 생각도 문득문득 들어.
난 아직 어른인 것 같지 않지만, 그다지 좋은 어른은 아닌 것 같아.
나의 처음도 잘 기억나지 않아. 내 '처음'을 어른이 기뻐해 준 기억도 없어.
난... 그냥 속이 상해. 아이였던 내 모습을 생각하면.
해답을 발견했어!!!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는 기분이 들면 그런 자신에게서 도망쳐도 돼.
진짜?!
그래도 되는 거였어?
도망치라는 충고(?)는 처음이야.
정말 그래도 되는 거라고 누군가 얘기해줬다면, 결국 도망쳤던 나 자신을 원망하며 긴 세월을 살지 않았을 텐데... 못난이라고, 내 탓이라고 스스로를 비난하며 의기소침해져서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디는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던지...
어떻게 살아도 괜찮다고, 재밌고 신나는 일을 찾아 하면 된다고 어른들이 얘기해줬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아이'가 부러워. 그렇지만 난 아이로 돌아갈 수 없는 걸.
이제라도 '어른이라서'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는 거야. 이 그림책을 읽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것들은 "PASS"를 외치며 쿨하게 살면 되는 거지.
"생각하는 어른"이 된다면 남은 어른 생활도 그리 나쁘진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