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도비는 상담자가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작년엔 서류 누락으로 어이없게 떨어져 다시 준비하게 된 2급 시험.
이번에 면접 떨어지면 이 산더미같은 서류를 다시 한 번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부들부들 떨며 면접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면접 시험의 범위를 확인했다.
1. 사례가 나온다고 했으니 MMPI-2 해석 책을 읽고
2. 사례개념화를 해야하니까 상담이론별로 사례개념화 하는 연습을 하고 (인지치료, 인간중심, 정신역동, 정신분석, 현실치료, 자기심리학, 실존치료, 게슈탈트치료)
3. 윤리규정을 암기하고, 자살 위기평가 및 개입 매뉴얼을 암기하고
면접을 봤다. 따뜻한 면접이었다.
시험 전에 예상문제도 만들어봤는데, 내가 만든 예상 문제 중에서 두 문제나 나왔다고 한다. '다른 면접 조'에서...;; 그래 결국 인생은 임기응변이지. 내 면접에서는 준비한 이론이 아닌 새로운 이론이 나와서 학부생 수준으로 응답했다. 그래도 윤리규정이나, 위기개입, 사례 개념화 관련 질문들은 잘 대답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
이제 2급 상담자다. 돈을 받고 상담을 진행해도 윤리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상담자라는 거다.
겨우 그거다. 1급 상담자의 관리감독 하에 상담으로 업을 삼아 살아가도 된다는 의미다.
이제 시작이다.
이 작은 시작을 위해 많은 전문가 선생님, 동료들의 크고 작은 도움이 있었다. 옆자리 선생님에게 사례에서 막히는 부분을 물어보고 답을 알아가고, 동료들은 서류에 빠진게 있는지 검토해주고, 지난한 과정에서 다독여주고 응원해주고 말이다. 크게는 매주 슈퍼비전을 해준 교수님, 교육분석을 해준 선생님들, 집단의 리더들, 세미나에 오신 선생님들 없이는 내가 상담자로 자라나지 못했을거다. 한 명의 상담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 한 마을이 필요하다.
이상 나도 받은만큼 베풀며 살아가야한다고 결심한 2급 자격증 취득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