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대학원생에게 연민을 보내며
"이번 학기는 수업 하나밖에 듣지 않으니까... 분명 한가하겠지"
이런 말은 대학원생의 뻔한 사망 플래그일 뿐이었다.
그림 1. 만화 '벨제바브'
원래 삶이란 건 그런 거였다. 수업은 거들 뿐이었다. 수업이 많든 적든 그런 건 여유로움과 아무 상관 없는거였단 말이다.
집단상담에 갔다. 금토일 집단 간다고 저번 주에도 꽤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나..더 일을 했어야 했다. 사람들을 더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지 말았어야 했단 말이다.
첫째 날인 금요일, 집단상담 식사 시간에 전화가 왔다. 수정 후 재심이 나온 논문 제출을 왜 안하냐는 거였다. "아.... 네.. 그치만..저는 제출하라는 메일을 받은 적이 없는걸요..;; 마감일 좀 늘려 주시면 안될까요."
- 주말 지나고 월요일까지 제출하세요. 더 이상은 안됩니다.
둘째 날, 신체 집단에서 열심히 바디 워크(몸 작업) 하다가 허리가 나갔다. '어머 이런 건 예상하지 못했는걸. 신난다 정말'
결국 셋째 날인 오늘 침을 맞고 누워있었는데,, 띠링.. 메일이 왔다. "도비 선생님, 지금 첨부한 문서 설문지로 만들어주시길~ 리스트에 있는 기관들 자료조사도 부탁합니다."
하..그래도 일단 누워있어야지..내 몸도 중요하니까. 현실 도피성으로 더 누워있다보니 밤 11시가 되었다. 이제는 도망갈 수 없다. 수정할 논문을 켠다. 논문 심사 답변서를 작성한다. 인스타를 켠다. 인스타를 끈다. 다시 논문을 수정한다. 다시 인스타를 켠다. 인스타를 끈다. 한숨을 쉰다. 다시 글을 쓴다. 한숨을 쉰다.. 인스타를 끈다.
밤은 기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