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청년부 공동체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공동체에 속한 많은 사람들이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공동체에 대해 '차갑다'라는 느낌을 표현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동체의 리더조차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로 '직장을 찾아 떠나는 믿음의 선배들'과 '정말 많이 새로 들어온 사람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혼란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진단한 것입니다.
저도 어제까지는 그 진단에 동의했습니다. 잠시 거쳐가는 과정이라고,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제 유초등부 수련회를 섬기기 위해 많은 청년들이 헌신했습니다. 정말 귀한 헌신입니다. 그러나 예배시간, 찬양을 하고 찬양팀을 구성하던 청년들이 유초등부 아이들 뒤편에 앉은 순간, 그 귀한 청년들 거의 전부 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앞에서는 전도사님께서 우상을 말씀하시며 '말씀 시간에 폰을 보는 게 우상입니다!' 선포하시는데도 여전히 청년의 얼굴은 폰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말씀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나서 청년들을 불러놓고 예배시간에 폰을 잠깐 내려놓자 권면했습니다. 모두 착한 청년이어서 제 권면에 청년 모두는 폰을 내려놓거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집에 와서 어제 있었던 일을 묵상하다 보니, 공동체의 위기가 다른 곳에서부터 온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이 반석이 되어 일어난 공동체입니다. 당연하게도 하나님의 말씀에 위기가 찾아오면, 공동체는 위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혼란한 상황도 말씀이 굳건한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어떤 내부의 적도 말씀으로 굳건한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공동체의 위기는 곧 말씀의 위기입니다. 공동체에 위기가 찾아왔다는 말은 말씀이 똑바로 공동체 안에 서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말씀의 위기는 말씀을 선포하는 자는 있는데, 말씀에 반응하는 자가 없을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라 명령하셨고, 하나님 말씀에 기초한 공동체는 당연히 그 말씀에 반응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 사람도 말씀에 반응하지 않을 때, 공동체는 무너집니다.
이 묵상의 끝에서 저는 저의 죄를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하나님 말씀에 반응하고 있지 않구나! 내가 반응하면 공동체에 이런 위기가 없을 터인데 나 때문에 공동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구나!
느헤미야의 기도가 떠오르는 밤입니다. 느헤미야는 자신의 죄가 아님에도 이스라엘의 죄를 자신의 죄로 생각하며 하나님께 회개한 인물입니다.
느헤미야 1장 6~7절입니다.
...우리 이스라엘 자손이 주께 범죄 한 죄들을 자복하오니 주는 귀를 기울이시며 눈을 여시사 종의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죄하여 주를 향하여 크게 악을 행하여 주께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신 계명과 율례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였나이다.
지금, 느헤미야의 기도를 따라 하나님께 저의 죄와 공동체의 죄를 들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들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 말씀에 반응하는 저와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