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글에서도 주장했다시피, 정부는 신뢰를 통해 유지되며 신뢰가 무너지면 정당성 없는 정부가 됩니다.
조국이 정부는 아니지만-이름이 조국이지 우리나라가 아니지 않습니까-정부의 중요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또한 신뢰를 받아야 합니다.
정부에 필요한 신뢰는 어느 특정한 집단에서 행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방면에서, 반대자가 있다면 그 반대자에게까지도 신뢰를 얻는 것이 바로 정부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신뢰입니다. 이 신뢰를 위해서 정부는 끊임없이, 느리고 지지부진한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설득을 해야 하고 반대에 대한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중우정치'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이번 사태에 대해 저는 침묵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검찰개혁의 저항자들과 개혁세력 간의 알력 다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그리스도인이기에 입을 다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
《전도서》 3장 12절
하나님은 선하시며, 선을 기뻐하십니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죄와 불의를 미워하십니다. 제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서 불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저는 하나님 앞에서 죄를 행하기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검찰개혁은 꼭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언론에 의해 공개된 검찰의 부패한 모습, 그리고 그 안에 도사린 구조적인 문제점들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오죽하면 모든 대통령 후보자가 검찰개혁에 대한 공약을 내놓았겠습니까.
그러나 그 개혁의 주체인 법무부 장관에 조국을 임명하는 것이 합당하냐 안 하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개혁에 조금 더 적합한 사람, 개혁을 공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어야 마땅합니다. 과연 조국이 그런 사람인가를 놓고 자녀의 문제로 시작된 의혹들이 하나씩 얼굴을 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정치인에 대해 '비리 없는 정치인이 어디에 있냐'는 말(그리고 비리 없는 정치인을 찾을 수 없으니 그나마 차악을 선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심지어 조국이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정치인들의 의혹을 꺼내 들며 '너희들은 똑바로 하느냐'는 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말이 다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리스도인이기에-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을 위해서-이런 주장을 잘라내야 합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죄를 행했다면, 반드시 심판받아야 하고 이는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렇다면 조국은 이미 임명된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해야 하는가? 에 대한 질문에서 성경은 두 관점이 있습니다.
내가 보건대 에브라임은 아름다운 곳에 심긴 두로와 같으나 그 자식들을 살인하는 자에게로 끌어내리로다
《호세아》 9장 13절
욥기를 떠올려 보십시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셔서 사탄까지 사용하시는 분이십니다.
호세아서에서 호세아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북이스라엘의 멸망을 예언합니다. 이스라엘의 죄악이 극에 이르니, 하나님께서는 앗수르나 바벨론을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의 죄를 심판하시리라는 말씀을 선포하고, 그 선포대로 이스라엘은 멸망합니다.
즉, 조국이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하지 않고, 검찰을 개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앗수르와 바벨론이 멸망한 것처럼, 조국도 자신의 죄에 합당한 대가를 반드시 치를 것입니다. 하나님은 공의로우신 분이시기에 그렇습니다.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둠이 어찌 사귀며
《고린도후서》 6장 14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야고보서》 1장 15절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장 7절
만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하지 않고 검찰개혁을 한다면, 그리고 그의 불법 행위가 정말이라면, 위의 말씀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의와 불법은 함께하지 않습니다. 불법한 사람이 어찌 의로운 법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불의한 자가 심은 것에서 어떤 바른 것을 거두겠습니까. 이 말씀에 따르면, 조국은 사퇴해야 하며 검찰개혁을 위해 더 적합한(의로운) 사람이 법무부 장관의 자리에 임명되어야 합니다.
오해하지 않아야 할 것은, 하나님은 반드시 죄를 심판하시기에 조국 법무부 장관의 혐의가 완전히 인정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 사람에 대해 반대해야 합니다. 다만,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에 관한 말씀에 두 관점이 있으며, 이 또한 명확하게 적용하지 못하는(전자는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셨습니다만, 지금은 선지자가 없지 않습니까. 후자는 그리스도인의 구별됨을 설명하면서 그 안에 포함된 내용이라 주제에서 살짝 벗어난 측면이 있습니다.) 한계가 있습니다.
저의 의견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장관직에서 사퇴했으면 합니다. 그 사람만이 개혁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의혹에 대해 확실한 검증과 결론이 나지 않았기에 그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한 후, 장관직을 맡았어도 충분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서두에서 '신뢰'가 중요하다 했지 않습니까. 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법무부 장관이 해야 했습니다.
'이해관계 직무의 회피'라는 측면에서도 장관의 사퇴가 논의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법무부 소속 안의 검찰에서 조국의 가족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 수사에 관여하지 않으면 '이해관계 직무'가 아니라고는 하나, 감찰의 감독기관인 법무부의 그것도 장이기에 영향이 완전 없을 수 없고, 또한 개혁이라는 공정성이 반드시 요구되는 목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위해 사퇴를 해야 합니다. 아무리 검찰개혁을 잘했다고 하더라도, 자칫 그 행위가 '가족을 수사하고 공소한 검찰에 대한 보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주장은 '검찰개혁 거부'와 동의어로 취급됩니다. 심지어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과도 동의어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둘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며, 조국 법무부 장관의 인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책적으로'물을 수는 있으나 장관의 사퇴가 곧 대통령의 탄핵은 아닙니다.
지금 상황이 반탁과 찬탁의 논의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많은 사람이 걱정합니다. 반탁 진영은 자유주의 신봉과 미국 지지를, 찬탁 진영은 사회주의 신봉과 소련 지지를 결합시켜 자신의 이익을 추구했고, 결국에는 분단된 한반도가 되었음을 생각해 보십시오. 잘못된 언론의 오보와 사실관계를 모르고 각각의 진영을 맹신한 그때를 떠올려 보십시오.
신뢰는 바른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