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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Mar 05. 2022

30대로 넘어오면서

실패에 관한 간증

올해 30으로 접어들었습니다. 20대 때는 30이 아주 큰 숫자로 보였습니다. 새내기와 대학생 시절, 믿음의 선배들이 지나가던 시간대가 30 언저리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30이 되고 보니 별 다를 게 없습니다. 저는 대학 졸업장 하나만 가지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상태이며, 교회를 섬기는 것은 여전하고, 제 믿음은 흔들렸다 굳건해졌다를 이리저리 반복합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특별히 취업에 관한 실패의 간증을 하고자 합니다.


저는 행정학과를 선택했고, 3년 정도 본격적인 공무원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3년의 시간이 충실하였냐 하면 절대로 아닙니다. 시험에서 떨어진 것만 보아도 드러나는 사실입니다.

또한 올해 초까지 사회복지사를 준비했습니다. 대학교 과정을 이수하면 2급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데, 절차상 제가 간과한 실수가 있어 결국 근 2년간의 준비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20대의 모든 시도가 끝나는 순간 절망이 찾아왔습니다.

무엇을 먹고살아야 하나, 기대하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했나.

이제 제게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갈바를 알지 못하는' 무능한 인간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절망의 시간 속에서, 불현듯 저와 하나님의 인격적인 처음 만남을 성령께서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수많은 하나님과의 대화 가운데 제게 주신 비전이 있었습니다.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곳에 하나님 나라를 침노하라]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제가 또 질문했습니다.

"그곳이 도대체 어떤 곳입니까?"

[네가 지금껏 하나님보다 더 사랑해왔던 영역이다]

저는 고민했습니다. 그 영역이 과연 어떤 곳인지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단번에 깨달았습니다.

그 영역은 바로 '이야기'라는 것을.

저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맹세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고 있는 소설 영역에 선교사가 되겠습니다."


과거의 고백이 떠오르자마자 저는 하나님께 따졌습니다.

"이미 끝난 이야기 아닙니까. 문예창작학과에, 국어국문학과에 저는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병영문학상 우수상 이상이라면 확신을 하겠다고 했는데, 기껏해야 장려상 끄트머리 하나만 얻었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제가 뭘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까? 저 30입니다.

주변을 보십시오. 대학생 때, 고등학생 때 이미 재능을 개화시켜 확고히 자리 잡은 천재들 사이에

감히 제가 어떻게 지금 나이에 따라잡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웹소설 시장을 보십시오. 제 글은 전혀 그들의 눈에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교조적이며 질문만 가득한 글을 어느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하신 말씀으로 저를 꾸짖으셨습니다.(예레미야 12장 5절)


네가 사람과 경주를 하여도 피곤하다면 어떻게 말과 경주를 하겠느냐?
네가 안전한 땅에서 비틀거린다면 요단의 숲에서는 어떻게 하겠느냐?


[과거에 네 모든 글이 사람에게 보이기 위함이었다면, 이번에는 나를 위해 글을 써라]

"저 정말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당신만 바라보면서 글을 쓰겠습니다."


이 글은 실패에 관한 간증이자 도전에 관한 간증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저를 비롯한 그리스도인 여러분께 동일만 말씀을 계속해서 하신다고 저는 믿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세상을 침노할 수 있도록, 우리를 하나님께 내어놓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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