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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Mar 07. 2022

광야

텅 비고 아득히 넓은 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광야라는 단어는 SM엔터테인먼트의 멀티버스 세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학교에서 배운 이육사 시인의 <광야>라는 시에서 시상이 전개되는 공간으로, 수업시간에 졸지 않은 한국인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공간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광야는 가상현실의 세계도, 역사적인 한반도의 공간에만 국한된 것도 아닙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장소, 치열하게 악과 싸우는 이곳이 바로 광야입니다.


예수님은 성령의 인도로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나가셨다


마태복음 4장은 예수님이 나아간 광야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성령이 인도하는 곳' 그리고 '마귀의 시험을 받는 곳'

정말 말이 안 되는 공간입니다. 어떻게 성령과 마귀가 동시에 역사하는 공간이 있다는 말입니까?

마태가 소개하는 광야는 흡사 이런 말처럼 들립니다.

'완전한 선과 오롯한 악이 함께하는 곳' 양립 불가능한 일이 광야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광야에서 벌어진 일이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똑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성령의 인도와, 스스로의 왕국을 세우는 마귀의 유혹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마귀의 승리로 끝나고 맙니다. 아니, 모든 싸움이 마귀의 승리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말할 수 없는 경멸과 고통 속에서 정죄의 깊은 구덩이에 머물고 있을 때

예수님이 우리의 문을 두드리며 담담히 말씀하십니다.

"아담이 패배하고, 네가 패배한 그 광야에 내가 대신 나가겠다."

그렇게 예수님은 우리 대신 광야로 나아가 담대하게 선포하십니다.

하나님의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나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광야는 우리가 승리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우리가 패배하여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절망할 그때에

우리의 구원자이자 우리의 주인께서 직접 찾아오셔서

그분이 마귀의 머리통을 부수는 공간입니다.


사순절 기간, 광야 같은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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