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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Apr 22. 2024

많은 일들과 하나뿐인 일

주일 예배를 되돌아보며

이 여자(마르다)에게 마리아라고 하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 곁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다는 여러 가지 접대하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마르다가 예수께 와서 말하였다. "주님,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십니까? 가서 거들어 주라고 내 동생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나 주님께서는 마르다에게 대답하셨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는 많은 일로 염려하며 들떠 있다.
그러나 주님의 일은 많지 않거나 하나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러니 아무도 그것을 그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누가복음 10장 39~42절》


주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오전 9시 예배 세션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주일 아침에 청년부 찬양인도 준비(ppt, 큐시트 등을 준비)를 했으나, 찬양 연습 참석으로 준비를 미처 다 끝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예배의 찬양 시간이 끝나자마자 로비로 내려와 찬양인도 준비를 마무리했습니다.

로비에서 찬양준비를 마무리하던 중에, 찬양팀원 중 한 형제가 내려와 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형님, 예배를 안 드리고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것입니까?"

형제의 그 말이 저를 향한 하나님의 꾸짖음으로 들려와 엄청 부끄러웠습니다.


본문에서 두 자매가 등장합니다. 마르다와 마리아입니다. 두 자매 모두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마르다는 예수님을 접대하는 일로, 마리아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일로 행동은 다르지만 모두 예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은 완전히 다릅니다. 마르다는 대접에 신경 쓸 것들이 많아 바쁘고 분주합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말씀 하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본문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마리아는 분명 언니 마르다가 도와달라 눈치를 주었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할 만큼 몰입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중재하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주님의 일은 많지 않거나 하나뿐이다."


주일의 저는 마르다와 닮아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마리아의 자리에 앉아 마르다의 마음가짐으로 행하였습니다. 하나님이 형제의 입술로 꾸짖기 전까지 저는 분주함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누리는 예배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섬김에 바빠서, 주어진 일들에 분주하여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하나뿐인 일을 놓고 다른 일에 분주하여 그 몫을 택해버린 저의 모습을 하나님 앞에서 회개합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말씀의 갈망과 예배를 향한 제 안의 소망을 회복시켜 달라 기도합니다.


두 번째로 본문을 통해 적용할 것은, 분주함을 내려놓기 위한 요청을 공동체에 하라는 것입니다. 마르다는 마음의 분주함으로 섬김의 예배를 기쁨으로 드리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이 적절히 멈추지 않았다면 오히려 마리아의 예배를 방해할 뻔하였습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가 존재하는 이유는 합력하여 분주함을 이루기 위함이 아닙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서로를 도와주고, 도움 받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예배하기 위해 우리 공동체가 존재합니다.

저는 맡은 것을 내려놓기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에 보면 많은 것을 끌어안고 힘겨워하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가 드리는 예배에 분주함으로 나아갈 만큼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믿음의 공동체가 있습니다. '내 밖에 할 사람이 없다'는 나의 속마음은 귀찮음과 교만함이 섞인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저를 포함한, 공동체에서 많은 것을 감당하고 있는 분들께 도전하고 싶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나의 섬김을 나눠줄 사람을 찾아봅시다. 함께 섬기는 동료를 신뢰하고 의지합시다. 그리하여 분주함에서 벗어나 섬김의 기쁨을 회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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