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목적
앞의 글을 통해 구약 예배의 비전을 살펴보았습니다. 구약 예배는 성막과 성전의 중심에 있는 지성소로 나아가는 데 목적을 두었고, 지성소는 에덴을 은유하는 장소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신약으로 바로 넘어가기 전에 구약의 예배가 어떻게 변질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성막과 성전이 완공될 때는 구름으로, 첫 예배를 드릴 때는 불을 통해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레 9:23-24, 새번역]
23 모세와 아론은 회막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바깥으로 나와서 백성에게 복을 빌어 주니, 주님의 영광이 모든 백성에게 나타났다.
24 그 때에 주님 앞에서부터
불이 나와, 제단 위의 번제물과 기름기를 불살랐다. 모든 백성은 그 광경을 보고, 큰소리를 지르며 땅에 엎드렸다.
[대하 7:1, 새번역] 솔로몬이 기도를 마치니,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번제물과 제물들을 살라 버렸고, 주님의 영광이 그 성전에 가득 찼다.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었던 이 불은, 성막과 성전에서 드린 예배(제사)가 하나님의 마음에 흡족하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성막의 예배는 점차 변질됩니다.
[삿 10:6, 새번역] 이스라엘 자손이 다시 주님께서 보시는 앞에서 악을 저질렀다. 그들은 바알 신들과 아스다롯과 시리아의 신들과 시돈의 신들과 모압의 신들과 암몬 사람의 신들과 블레셋 사람의 신들을 섬기고, 주님을 저버려, 더 이상 주님을 섬기지 않았다.
[삼상 4:11, 새번역] 하나님의 궤를 빼앗겼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이 때 전사하였다.
족장시대가 끝나고 사사시대가 왔을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왕임에도 왕이 없는 것처럼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사사기 21장 25절) 행합니다. 그들은 다른 신을 섬기고, 하나님의 목전에서 악을 행합니다. (서원 때문 이기는 하지만) 사사 입다는 자신의 딸을 번제물로 드립니다. 더 나아가 지성소 안에 있는 언약궤를 들고 승리의 도구처럼 여겨 전쟁터에 들고 가 블레셋에게 빼앗기기까지 합니다.
변질의 극단은 사울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삼상 13:9, 새번역] 사울은 사람들을 시켜 번제물과 화목제물을 가지고 오라고 한 다음에, 자신이 직접 번제를 올렸다.
사울은 하나님께 드릴 예배를 이용하였습니다. 포위당한 위급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군이 흩어지려 하자, 사울은 제사를 집도하는 사무엘을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이 직접 제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을 위한 예배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예배를 하나님께 드린 것입니다.
솔로몬 성전이 건축된 이후, 그곳에서 드린 예배도 변질되었습니다. 성전을 지은 솔로몬부터가 이방신을 향해 예배했습니다.
[왕상 11:6-8, 새번역]
6 주님 앞에서 악행을 하였다. 그의 아버지 다윗은 주님께 충성을 다하였으나, 솔로몬은 그러하지 못하였다.
7 솔로몬은 예루살렘 동쪽 산에 모압의 혐오스러운 우상 그모스를 섬기는 산당을 짓고, 암몬 자손의 혐오스러운 우상 몰렉을 섬기는 산당도 지었는데,
8 그는 그의 외국인 아내들이 하자는 대로, 그들의 신들에게 향을 피우며, 제사를 지냈다.
솔로몬의 죄로 인해 그의 사후, 이스라엘은 유다 왕국과 이스라엘 왕국으로 분열합니다. 이스라엘은 다윗과 솔로몬의 후손으로부터 내려오는 왕권에 반역한 지파들로 구성되었고, 시작부터 잘못된 예배의 길로 들어갑니다.
[왕상 12:27-28, 새번역]
27 이 백성이 예루살렘에 있는 주님의 성전으로 제사를 드리려고 올라갔다가, 그들의 마음이 그들의 옛 주인인 유다 왕 르호보암에게로 돌아가게 되는 날이면, 그들이 자기를 죽이고, 유다 왕 르호보암에게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28 왕은 궁리를 한 끝에, 금송아지 상 두 개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백성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일은, 너희에게는 너무 번거로운 일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아, 너희를 이집트에서 구해 주신 신이 여기에 계신다."
[왕상 12:31, 새번역] 여로보암은 또 여러 높은 곳에 산당들을 짓고, 레위 자손이 아닌 일반 백성 가운데서, 제사장을 임명하여 세웠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 여로보암은 자신의 백성들이 유다 왕국 안의 예루살렘에 다니며 자신을 반역할까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을 상징하는 우상을 만들고, 여러 곳에 산당을 지어 그의 마음대로 제사장을 임명했습니다.
유다 왕국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도 역시 산당과 우상을 각 지역에 세웠습니다.
[왕상 14:23, 새번역] 그들(유다 왕국)도 높은 언덕과 푸른 나무 아래마다, 산당과 돌 우상과 아세라 목상을 만들었다.
역사가 진행되며, 이스라엘과 유다의 예배는 심하게 변질됩니다. 심지어 그들은 성전에 이방신을 위한 제단을 두기도 하였습니다.
[왕하 21:4-5, 새번역]
4 또 그는, 주님께서 일찍이 "내가 예루살렘 안에 나의 이름을 두겠다" 하고 말씀하신 주님의 성전 안에도 이방신을 섬기는 제단을 만들었다.
5 주님의 성전 안팎 두 뜰에도 하늘의 별을 섬기는 제단을 만들어 세웠다.
더 심각한 사실은 많은 시간 동안 지성소에 언약궤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요시야 왕이 개혁하기 전까지 언약궤는 지성소에 없었습니다.
[대하35:3, 새 번역] (요시야) 왕은 또, 주님께 거룩하게 구별되어서, 온 이스라엘을 가르치는 레위 사람들에게도 다음과 같이 지시하였다. "거룩한 궤는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이 지은 성전 안에 두도록 하십시오. 이제부터 당신들은 그 궤를 어깨에 메어 옮기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들은 다만 주 당신들 하나님과 그의 백성 이스라엘을 섬기는 일만을 맡게 됩니다.
하나님의 성전에서 드리는 예배가 우상을 위한 예배로, 하나님이 없는 예배로 변질된 것입니다. 오직 형식과 관습만이 이스라엘에 남아 있게 된 것입니다.
[호 10:1-2]
1 이스라엘은 열매 맺는 무성한 포도나무라 그 열매가 많을수록 제단을 많게 하며 그 땅이 번영할수록 주상을 아름답게 하도다
2 그들이 두 마음을 품었으니 이제 벌을 받을 것이라 하나님이 그 제단을 쳐서 깨뜨리시며 그 주상을 허시리라
개혁과 실패의 반복 속에서 결국 하나님은 유다와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기로 결정하십니다. 그 과정 속에서 성전은 파괴됩니다.
[왕하 25:9, 새번역] 그는 주님의 성전과 왕궁과 예루살렘의 모든 건물 곧 큰 건물은 모두 불태워 버렸다.
성전 파괴와 동시에 언약궤가 사라졌다고 추정됩니다.
바벨론 포로기 이후, 스룹바벨성전이 재건됩니다만 지성소에 놓일 언약궤가 없어 솔로몬 성전의 기초석이 대신하게 됩니다.
예배의 변질을 이야기하며 왜 언약궤를 이야기하는가 질문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예배의 핵심은 지성소에 있으며 지성소에는 언약궤가 있었습니다. 지성소가 에덴이라면 언약궤는 에덴을 거니시는 하나님의 소리라 할 수 있습니다. 언약궤의 뚜껑은 하나님의 발판이고(역대상 28장 2절), 속죄소 또는 시은좌(은혜의 보좌, 출애굽기 25장 18절)라 불렸습니다.
언약궤 안에는 모세가 받은 십계명의 돌판과 광야에서 먹은 만나를 담는 항아리와 아론의 싹 난 지팡이가 있어 하나님의 말씀과 생명의 양식과 기적을 의미합니다.
즉 언약궤가 빼앗기거나 사라졌다는 말은 예배할 대상인 하나님이 예배 안에 없다는 말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예배의 변질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갑니다. 하나님 이외의 것들을 예배하고, 나를 위해 예배하며, 죄악등의 잘못된 방식으로 예배하고, 예배의 중심에 하나님이(혹은 하나님의 임재가 하나님의 말씀이) 빠질 때, 예배는 변질됩니다.
구약 예배의 변질을 통해 우리가 드리는 예배를 점검하기를 원합니다. 과연 우리는 하나님만 예배하는가? 다른 것들과 함께 예배하거나 예배의 대상에 나를 포함시키지는 않는가? 하나님을 예배한다면서 정작 나의 예배에 하나님이 빠지지는 않았는가? 이런 질문들 속에서 우리의 예배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예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