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어찌하여 그리 멀리 계셔서,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나의 간구를 듣지 아니하십니까?
《시편 22편 1절》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하나님께 외쳤습니다.
[마 27:46]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예수님의 외침에 담긴 고통은 하나님과 단절되는 고통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성령과 긴밀하게 연합되어 있었는데, 세상의 죄를 짊어지는 순간 이 연합에서 단절되는 고통을 시편의 말씀으로 표현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통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저는 매주 단절의 고통을 느낍니다. 주일 예배와 소그룹모임을 마치고 혼자 사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사랑하는 공동체와 함께 있다가 분리되는 아픔은 영혼을 찌르는 듯한 감각과 닮아있습니다. 외로움과 공허함, 허전함이 복합적으로 마음을 공격하고, 가득 채운 기쁨이 한순간에 빠져나가는 감각은 끔찍합니다. 매주 이런 고통이 느껴지지만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감각입니다.
사실 저는 이 고통을 묵상기도 때마다 느낍니다. 묵상기도 가운데 내면의 소리가 완전히 침묵하면, 여러 자극들로 마비되었던 마음의 공허한 감정이 파도처럼 다가옵니다. 이 공허의 파도 속에서 하나님은 전혀 보이지 않고, 이리저리 표류하는 막막함이 공포로 몰아넣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오늘 시편 말씀과 같은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십니까! 어찌하여 당신이 느껴지지 않고, 이 불안과 상처와 공포 속에 저를 버려두십니까! 하나님! 나를 이 감정에서 구원해 주십시오!'
이런 경험에서 제가 발견한 신기한 사실은, 단절의 고통이 감각될 때에 우리는 비로소 구원을 바라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고통 속에서 비로소 예수님의 구원이 얼마나 위대하고 놀라우며 절실한 선물인지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의 그 사랑이 얼마나 거대한지 체감이 됩니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단절의 고통이 감각되는 때, 공허함과 외로움이 닥쳐올 때는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최적의 기회입니다. 하나님을 바라고 소원하며 하나님의 존재가 필요한 때이기에 그렇습니다. 만약 오늘 시편과 같은 상황에 놓인 분이 있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하기를 권면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가 지식적으로 들은 말씀이 비로소 내 경험이 되는 놀라운 체험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