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예수님이 이런 말을 했었나?

by 한신자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
《사도행전 20장 35절》


바울이 에베소를 떠나기 전, 장로들에게 고별설교를 하며 위와 같은 말을 합니다. 그러나 사복음서 전체를 찾아봐도 예수님께서 저런 말씀을 하신 명시적인 구절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서비평학의 Q문서(사복음서 이전 예수님이 하신 말을 모아놓은 문서가 있다는 이론, Q문서는 마가복음과 함께 사복음서의 원출처를 구성한다고 추측된다.) 가설을 통해 오늘 본문을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실제로 말했으나 전승되는 과정에서 기록되지 않았던 말씀'이라 이해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구절의 관주로 이어지는 본문은 마태복음 10장 8절이고, 관주에서 명시된 마태복음의 말씀과 사도행전 본문의 비교를 통해 '당대 사람들은 마태복음에서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이렇게 받아들였구나' 묵상하게 되었습니다.(담당 목사님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우선 두 본문 전후의 말씀을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행20:33-35]
33. 내가 아무의 은이나 금이나 의복을 탐하지 아니하였고
34. 여러분이 아는 바와 같이 이 손으로 나와 내 동행들이 쓰는 것을 충당하여
35.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
[마10:8-10]
8.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
9. 너희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을 가지지 말고
10. 여행을 위하여 배낭이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 이는 일꾼이 자기의 먹을 것 받는 것이 마땅함이라

바울의 말과 예수님의 말씀이 맥락적으로 비슷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예수님의 말씀에 바울이 반응하여 대답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내보내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은사를 주었으나 그것으로 사익을 취하는 데 사용하지 마라. 너희 먹을 것은 네 스스로 감당해라. 너희는 은사(은사로 대유되는 사랑)를 거저 받았으니 받았던 그대로 거저 주라."

바울은 장로들을 떠나며 이렇게 권면합니다.

"저는 은사를 이용해 아무런 사익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동료가 먹을 것을 제 스스로 감당했습니다. 이렇게 제가 모범을 보인 이유는 예수님께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껏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말씀을 따를 수 있는 복을 예수님께 받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가 여러분에게 보여드린 것처럼, 여러분도 받은 복(혹은 은사)을 그냥 나눠야 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받은 복은 거저 받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는 말이 '주는 것과 받는 것을 비교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울의 이 말이 예수님의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말씀과 동일한 이유는 예수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에게는 예수님의 사랑을 줘야 하는 의무가 생겼으며, 이 의무는 바울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달받은 장로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주는 것'은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예수님의 사랑을 받는 것'과 동시에 '예수님의 사랑을 주는 것'을 감당하는 복을 함께 전달하는 것이어서, 주는 것이 산술적으로 더 복되다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는 말씀은 거저 주라는 말씀과 이어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라'는 말씀까지 다다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누린 제자들은 그 사랑을 함께 누리기 위해 모든 민족에게 나아가 그들을 제자로 삼습니다. 제자에게 뭔가 덕을 얻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더 풍성한 사랑을 제자와 제자 사이에서 누리기 위함입니다. 이 정신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힘쓴 바울의 노력과 편지를 통해 우리에게까지 도착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는 말씀을 예수님이 진실로 하신 말씀이라 받아들입니다. 이 말씀에 예수님의 제자들을 향한 사랑과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 모두 들어 있기에 그렇습니다.

예수님께로부터 받은 말씀, 바울이 모범을 보여준 말씀, 장로가 받아 에베소의 제자들에게 실천한 말씀,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이 말씀을 붙들고 거기에 우리의 사랑까지 더해 전달하는 복된 삶을 누리기 원합니다. 그런 저와 여러분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주님의 이름을 생각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