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3장
로마서 13장 1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이 구절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나님이 부여한 권세이며, 그것에 복종해야 된다는 주장이 기독교 안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약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난 권세란 '기름부음 받은 자'를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기름부음 받은 자는 왕, 선지자, 제사장이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스라엘 민족이 고통 속에서 구원의 주체이신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하나님은 그들의 기도에 응답하시면서 그 도구로 기름부음 받은 자들을 사용하였습니다. 즉, 권세의 주체는 하나님이었고, 기름부음 받은 자들은 하나님이 권세를 부여한 자들이었습니다.
신약에서는, 하나님이 구약과 마찬가지로 권세의 주체이시며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권세의 주체이십니다. 그분께서는 권세를 이렇게 부여하십니다. 마태복음 18장 4절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마태복음 20장 25절, 26절에는 권세에 대한 예수님의 직접적인 말씀이 있습니다.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정리하자면, 하나님이 주신 권세는 "작은 아이와 같이 자신을 낮추는 자"에게 부여되는 것입니다.
로마서 13장 1절에서 나타난 권세의 이야기는 그 구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밑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특별히 4절을 살펴보겠습니다.
"그(권세자)는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네게 선을 베푸는 자니라.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생략)... 곧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는 자니라"
하나님께 권세를 받은 자는 최종적으로 그 밑에 선을 베푸는 자입니다. 그러므로 권세 있는 자 밑에서 악을 행하기를 두려워하라라고 말씀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과연 누구에게 권세가 주어졌을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당연하게도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입니다. 권세란 것이 주인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지금 우리나라에 하나님의 권세를 부여받은 사람은 국민입니다. 국민이 권세를 가지고 만든 것은 민주주의에 기초한 헌법이며(이로서 법치주의가 성립됩니다), 대통령, 의원 같은 '높은 사람'들은 단순히 헌법이 명시한 국민에게서 부여된 직위를 가진 사람들일 뿐입니다. 즉 '높은 사람'은 말씀에 따라 권세를 가진 국민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많이 양보해서 '높은 사람'들이 권세가 있다고 칩시다. 분명 하나님이 부여하신 권세에 복종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말씀에서 나타나다시피, 권세는 '선을 베풀고 악을 징벌하는'자에게 한정됩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가장 핵심 '선'인 헌법과 법률 준수를 어긴 권세자에게 과연 복종해야 합니까? 이는 말씀에서 말하는 권세가 아니지 않습니까?
또한 '작은 아이와 같이 자신을 낮추는 자'에게 하나님의 권세는 한정됩니다. 자신들을 권세 있다고 이야기하며 그것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 불의를 위해 사용하는 자들에게 과연 하나님의 권세가 주어졌겠습니까? 오히려 맡은 일과 서로를 묵묵히 섬기는 국민이야 말로 하나님의 권세를 받을 만 하지 않겠습니까?
다시 한번 말하자면, 말씀의 핵심은 권세가 아니라 그 주체입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역사와 만물의 주관자이며, 모든 것을 예비하셨음을 볼 때, 박근혜 정부를 하나님이 세우신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신성불가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탄핵'이 결의된 것처럼 또한 하나님은 불의한 것을 무너뜨리시고 심판하시며, 이 또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다만, 하나님이 박근혜 정부를 세운 그 뜻을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지금 탄핵의결까지 이루어진 과정을 보며 '과연 리더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불의에 항거하는 멋진 모습'도 보여주기 위해서지 않을까 싶습니다.